‘열두남’ 첫방, 코미디+드라마 ‘욕심쟁이 로코 탄생’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02.16 08: 11

욕심 많은 tvN ‘일년에 열두남자’(극본 황조윤, 연출 오종록)가 첫 방송을 마쳤다. 진지하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29세 혼기 꽉 찬 여자들의 연애를 유쾌하게 풀어내겠다는 의도는 풍부한 볼거리를 선물했다. 리얼한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부담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난 15일 첫 방송된 '일년에 열두남자'는 인기 섹스칼럼니스트 소피아를 대신해 원고 집필을 시작하게 된 미루(윤진서)의 사정을 담았다.
평소 별자리 운세를 신봉하던 미루는 쪼잔한 염소자리 남자 진오(온주완)와 1년에 걸쳐 사랑을 하고 이별을 맞았다. 염소자리 남자는 “할부로 구입해서 카드값이 아직 남았다”며 1주년 기념 선물을 돌려달라는 뻔뻔한 요구를 했고 미루는 이별의 아픔과 사랑의 씁쓸함을 동시에 느껴야했다.

잡지사 기자로 근무하며 소피아의 원고를 받아오는 업무를 떠맡은 미루. 두문불출인 소피아는 갑작스럽게 “내 원래 이름으로 살겠다. 이름을 버리든지 갖든지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종적을 감췄다. 엎친 데 덮친 격, 미루는 소피아라는 이름으로 진오와 연애를 하며 차마 하지 못했던 은밀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원고에 써 내려갔다.
‘일년의 열두남자’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출연 배우들이 모두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진서는 미모를 포기한 터프한 쇼트커트로 등장했다. 마감이면 일이 몰려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잡지사 기자의 모습을 위한 선택이었다. 자신에 대한, 청순이라는 고정관념을 털어내겠다는 비장함을 드러냈다. 귀여운 남자, 온주완은 지질하기만 한 호텔리어로 분했다. 사랑한다며 애인에게 주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아직 할부가 남았다며 돌려달라고 씩 웃어보이는 뻔뻔함을 입었다.
‘일년에 열두남자’는 독일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별자리로 보는 성(性)보고서’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파격적인 대사와 상황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15세 이상 관람가, 시청등급을 맞추기 위해 제작진은 만화를 모티브로 한 장치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예를 들어, 실제 스킨십을 연기하기보다는 소품을 이용해 어떤 상황일 것이라는 암시로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하지만 진오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탄야가 처음 본 남자에게 다가가 “내 친구가 한 번 자보고 싶답니다”고 말하는 부분은 갑작스러웠다. 또 전체적으로 만화적인 발랄함이 흐르는 가운데 이별한 미루의 심리까지 담으려는 드라마적 욕심은 첫 회에서 치르기에는 과했다. 과유불급,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 많이, 더 많이를 표현하려다보니 멀리, 더 멀리 가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편 16일 ‘일년에 열두남자’ 2회에서는 별자리로 풀어보는 연애 칼럼이 대박이 난 미루가 편집장의 요구로 진짜 열두별자리 남자들과 연애를 시작하는 모습을 담는다. 이 과정에 전 남자친구 진오가 사사건건 개입하면서 두 사람의 지독한 인연을 이어갈 예정. 29년 간 한 남자, 진오만 만났던 미루가 어떤 연애기를 그릴지 기대가 모은다. 매주 수, 목요일 밤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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