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보여줄 것인가.
선동렬 KIA 감독의 얼굴이 어두어졌다. 마운드에서 누수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다 소방수 후보 김진우(29)가 실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KIA의 최대 현안은 소방수를 찾기였다. 애리조나 캠프를 마친 가운데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KIA의 소방수 후보는 한기주와 김진우였다. 그러나 한기주는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투구를 중단했다. 정밀검진을 통해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처음부터 다시 캐치볼을 시작하고 있다. 오키나와 실전캠프와 3월 시범경기에 투입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김진우는 꾸준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정상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애리조나 실전 2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15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는 9회 등판해 1이닝동안 6실점했다.폭투를 5개나 하면서 유난히 제구력이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직구 최대구속도 143km에 불과했다.
어차피 계속된 실전을 통해 구위를 가다듬어야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전에서 자신감을 얻어야 하는데 김진우는 제구력이 흔들리자 마음의 평정심을 찾지 못하고 부진했다. 선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향후 오키나와 2차 실전캠프에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2경기 모두 9회 마무리 투수로 김진우를 내세웠다. 소방수로 키우려는 의지였다. 그러나 김진우는 기대에 답을 못했다. 그는 선 감독의 모든 것을 빼앗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맹훈을 거듭했다. 애리조나의 부진이 소방수 적응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도 있다.
KIA는 18일 오키나와로 이동해 22일부터 한국 및 일본팀과 실전을 벌인다. 김진우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의 부진을 씻고 희망의 투구를 할 것인가. 김진우의 오키나와 실전이 더욱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