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덕한, 구슬땀 흘리는 ‘미스터 스탠바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2.16 16: 08

“주전 포수가 바뀌는 것은 사실 굉장히 힘든 일이에요. 그에 맞춰 시스템도 바꿔야 하니까”.
욕심이 없다기보다 그만큼 더욱 특화되기 위한 실력파 포수의 다짐이다. 두산 베어스 9년차 포수 용덕한(31)의 2012시즌 전지훈련은 결코 널널하지 않다.
2004년 두산에 2차 8순위로 입단한 용덕한은 사실 2009시즌 중, 후반기를 제외하고는 주전 포수로 뛰어본 경험이 많은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인사이드워크 능력이 좋고 타자를 까다롭게 하는 동시에 투수들이 공을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스타일의 리드를 펼치는 포수다. 투수들의 선호도와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 시즌은 용덕한에게 그리 좋은 한 해가 아니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한 데다 지난해 5월 27일 잠실 한화전서 정재훈의 포크볼이 뒤로 향한 뒤 파울 여부에 관한 판정항의를 하던 도중 인플레이가 상황이 이어졌고 그 사이 타자주자 오선진을 3루까지 진루시키고 말았다. 선수 본인은 억울할 법 했으나 결과적으로 그것이 10-11 패배로 직결되면서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지난 시즌을 60경기 1할4푼9리 2타점으로 마친 용덕한. 현재 용덕한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전지훈련서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와 최재훈, 박세혁 등 후배들과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포수진 맏형이던 최승환(한화)이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하며 졸지에 용덕한은 두산 포수진 맏형이 되었다.
“필요한 순간 제 몫을 하는 포수가 되고 싶어요. 의지와의 주전 경쟁이라기보다는 재훈이나 세혁이도 다들 좋은 선수들이라 긴장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사실 주전 포수가 자주 바뀌면 수비 시스템 등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냉정하게 봤을 때 자리를 빼앗는다기보다 어느 타이밍에 나서는 포수가 되더라도 그 순간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한 마디다.
뒤이어 용덕한은 “올해 내 첫째 목표는 우승이다. 그만큼 나가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 부차적 목표가 있다면 다치지 않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팀을 먼저 이야기했다. 팀 전략을 잘 이해하고 실행하는 꾀돌이 포수다운 한 마디였다.
포수는 체력소모도가 높은 포지션이다. 그만큼 모든 구단 코칭스태프도 포수에게 고타율을 바라거나 하지는 않는 데다 주전 외의 똘똘한 백업 포수의 가치도 높게 평가한다. 필요한 순간을 위해 계속 준비하는 용덕한의 시선은 이미 그라운드를 향해있다.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