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벌어졌는데 누구 하나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대구지검이 흥국생명 선수 2명을 소환, 불구속 수사를 진행한 것이 밝혀졌지만 흥국생명은 구단 프런트와 감독, 선수 모두 누구 하나 이번 사건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건설과 V리그 경기에서 흥국생명의 구단 프런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선수단과 감독만 경기장을 찾았다. 또한 이번 사건에 연루된 2명의 선수가 경기장을 방문한 가운데 다시 황급히 빠져나가는 등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차해원 감독 역시 침통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진 못했다.
차 감독은 “그 전부터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에 어제 훈련 도중 해당 선수들이 훈련장에 보이지 않아 감으로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리고 훈련이 끝나고 전화를 받고 나서야 구체적인 사실을 알았다. 구단 자체적으로 수십 번 넘게 조사를 벌였고 연루된 선수가 없다는 답이 나왔는데 이런 사태가 불거진 것에 대해 뭐라 설명해야 될지 모를 만큼 답답하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아침 식사 시간에 잠깐 해당 선수들을 만났는데 본인들도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에 대해 걱정하는 눈빛이었지만 자세한 건 물어보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마지막으로 차 감독은 “40여 년 동안 배구를 하고 배구계에 몸담으면서 이런 일이 발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배구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라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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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해원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