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풍파’ 극복하고 다시 전진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2.17 07: 15

“네 공이야, 딱 네 타이밍에 맞아!”
16일 LG와 야쿠르트의 연습경기가 열리는 오키나와 우라소에 야구장. 경기 내내 이곳은 LG 덕아웃 소리로 가득했다. 코치들은 젊은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자신감을 불어넣어줬고 타자들은 두려움 없이 배트를 돌렸다.  
이날 LG는 지난 세 번의 연습경기와 마찬가지로 포지션 경쟁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 즉 후보선수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채웠다. 반면 야쿠르트는 홈런 31개로 지난 시즌 리그 홈런왕에 오른 발렌틴과 홈런 23개의 타다키야마 등의 강타자들을 배치했다. 일본 리그 2위 팀의 주전 선수들과 한국 야구 팀 후보 선수들의 대결. 결과는 LG의 6-4 역전승이었다. 

물론 연습경기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어쨌든 LG는 4회초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 4점을 뽑아내 경기를 뒤집었고 5회와 6회에도 한 점씩을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비록 아직 주전 자리가 확보되지 않은 선수들이었지만 자신들이 언제든 팀의 주축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집중력을 동시에 뽐냈다. 지난 시즌 주로 대타로 경기에 나선 윤요섭은 4타수 3안타를 때렸고 2차 드래프트로 LG 유니폼을 입은 16년차 베테랑 김일경, 넥센에서 방출된 최현종, 수비에 비해 타격이 아쉬웠던 윤진호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야쿠르트 타자들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 서양인 선수가 나와서 승부하고 싶은 마음에 직구 정면승부에 임했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 역시 한 번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호투했다. 지난 시즌 신인임에도 LG 불펜 중심에 자리했던 임찬규는 올해 첫 등판에서 일본 리그 홈런왕을 상대로 자신 있게 싸웠다. 비록 임찬규는 3이닝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수술 후 재기에 나선 정재복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첫 번째 연습경기에 이어 활약했다.
지난 15일 한 언론매체는 LG 투수 두 명이 경기조작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단숨에 LG 팀 전체는 충격에 휩싸였고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한 선수들은 뒤숭숭한 마음에 휴식일에도 좀처럼 숙소를 떠나지 못했다, 지금까지 전지훈련을 통해 잘 쌓아놓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거센 바람은 단 하루 만에 지나갔다. LG는 짜릿한 역전승과 함께 금세 분위기를 되찾았다. 경기 후 LG 김기태 감독은 “경기 내용에 아주 만족한다. 특히 수비와 주루가 좋았고 불펜에서 나온 정재복과 이동현이 아주 잘 던져줬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17년차 베테랑 포수 심광호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들이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더 그렇다. 우리 팀이 주위에서 저평가를 받는 만큼 부담이 적고 쟁쟁한 선수들이 떠난 자리를 서로가 차지하려는 의욕들이 충만하다”고 2012시즌 LG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지금 LG는 풍파를 견뎌낸 만큼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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