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km.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우리나이 불혹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자체 홍백전에서 첫 실전 등판을 가졌다. 결과는 2이닝 30구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 눈에 띄는 건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다는 점이었다.
이날 박찬호의 직구는 최저 138km에서 최고 145km가 스피드건에 찍혔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형성될 정도로 힘이 있었다. 이날 홍백전에서 주심을 맡으며 바로 뒤에서 박찬호의 피칭을 지켜본 전력분석팀 이봉우 대리도 "직구 구위가 아주 좋았다. 볼끝이 살아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찬호는 1회 직구 위주로 정면 승부했다. 강동우·이학준·고동진을 공 10개로 모두 땅볼 처리했다. 2회는 변화구 위주로 던지며 테스트했다. 커터·커브·체인지업을 섞어 던졌다. 이대수-정범모에게 2루타를 맞은 것도 모두 변화구. 연습경기인 만큼 안타를 맞고 실점한 건 큰 의미가 없었다. 어디까지나 변화구 테스트 차원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도 박찬호의 구위는 예사롭지 않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 몸담았던 지난해 박찬호는 2월15일 구단 자체 청백전에서 첫 실전 피칭을 가졌다. 당시 박찬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8km. 올해는 같은 시기 작년보다 최대 7km 상승할 정도로 스프링캠프에 페이스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오릭스에서 박찬호는 직구 스피드가 최고 147km가 나왔다. 시즌 개막전에서 최고 144km를 찍었는데 지금 이 시기에 지난해 4월 개막전 때보다 더 빠른 스피드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몸 상태를 체크하는 차원의 투구였다"며 "전체 투수 중 유창식과 함께 페이스가 가장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19살 어린 유창식과 맞먹는 수준이다.
어떻게 보면 예고된 상황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5월을 끝으로 2군에 내려간 박찬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더 이상 1군에 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2군에서 몸을 추스르며 부상을 회복하는데 집중했다. 시즌이 끝난 후 일찌감치 회복 및 체력 운동에 집중하며 몸을 만들었다. 한대화 감독도 "캠프에 올 때부터 몸을 만들어 놓고 왔더라. 훈련량이 많은데도 잘 소화하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박찬호는 "작년 12월부터 개인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미리 페이스를 끌어올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강속구를 뿌리며 최고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정민철투수코치가 "페이스가 빠르다"고 말릴 정도. 하지만 박찬호는 오버 페이스 걱정에 대해서도 "경기를 하며 여유있게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자신했다.
벌써 145km를 던지며 우리나이 불혹을 숫자로 만들고 있는 박찬호. 20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타팀들을 상대로도 위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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