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그날이 왔다. 2월 17일. 삼성 라이온즈 사이드암 심창민이 학수고대했던 임창용(36, 야쿠르트)과 만나는 날이다. 삼성은 이날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구장에서 야쿠르트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심창민에게 닮고 싶은 선수를 물어보면 주저없이 "임창용 선배님"이라고 대답한다. 그는 "임창용 선배님은 마음 속 우상"이라고 표현한다. 그야말로 하늘같은 존재였다. "신문에서 임창용 선배님의 투구에 대해 3단 변칙 투구라고 하던데 나도 비슷하다. 나 역시 팔각도를 자유자재로 던진다. 빠르게 던지고 싶을때는 팔을 올리기도 하고 컨트롤에 신경써야 할 시점에는 낮게 던진다".
심창민은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를 하루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이면 임창용 선배님 만나겠다. 기대기대 흥분흥분"이라고 들뜬 마음을 내비쳤다. 그토록 학수고대했던 임창용과 만나면 가장 묻고 싶은게 무엇일까. 심창민은 "처음 뵙게 된다면 '와~ 임창용 선배님이다' 이럴 것 같다"고 웃었다. 심창민은 '마음 속 우상' 임창용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운드에 오를 예정. 보란듯이 호투를 뽐낼 각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지만 임창용처럼 두둑한 배짱은 단연 돋보인다. 12일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경기에서도 심창민의 배짱 넘치는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2-0으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오른 심창민은 선두 타자 히라타에게 우월 2루타를 얻어 맞은 뒤 대타 오시마와의 대결에서 120m 짜리 동점 투런 아치를 허용했다.
하지만 심창민은 도노우에와 나카타를 연속 삼진으로 제압하고 대주자 이와사키의 도루 실패로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세 타자 모두 범타로 돌려 세웠다. 마에다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한 심창민은 노모토와 요시카와를 2루 땅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홈런을 허용했지만 희망을 선사한 투구"라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과연 그는 우상과의 첫 만남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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