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은 열어봐야죠".
올해 신인 중 주목해야 할 투수로는 잠수함이 손꼽힌다. 전체 2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경남고 출신 한현희와 두산에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두산에 뽑힌 충암고 출신 변진수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잠수함 투수가 하나 있으니 바로 경북고 출신의 한화 사이드암 임기영(19)이다.
임기영은 한현희와 변진수에 이어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한화는 당초 내야수 하주석과 사이드암 한현희를 놓고 고민하다 하주석을 낙점했다. 내심 한현희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2라운드에서 임기영을 지명하며 아쉬움을 씻을 수 있었다.

계약금 1억1000만원을 받고 한화에 입단한 임기영은 185cm라는 큰 키에서 비교적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서클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무기도 있다. 입단 후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와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에 이어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도 함께 하며 가능성을 점검받고 있다.
임기영은 고교시절 '잠수함 넘버3'였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는 "현희와 진수 모두 나보다 잘했다고 인정한다. 내가 나중에 지명된 건 당연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교 최고 닥터K로 통한 한현희와 5경기 연속 완투승으로 화제를 모은 변진수 모두 임기영보다 확실히 인상적이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임기영은 그들에게 뒤질 생각이 전혀 없다. 그는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며 "내가 현희와 진수보다 뒤진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프로 무대에서 다시 붙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다. 고교 시절 임기영은 경남고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비자책 1실점 완투패한 한현희에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승부근성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1군에서 인정받고 자리를 잡는 것이다. 임기영은 "일단 1군에 붙어있는 게 목표다. 스피드를 높이고 서클체인지업을 더 가다듬고 싶다. 신인왕보다는 1군에 있는 게 우선이다. 현희랑 진수와 맞대결하는 건 그 다음"이라고 강조했다. 신인이지만 원대한 포부보다 조용히 칼을 갈고 있는 임기영이다.
waw@osen.co.kr
한화 이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