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진욱 감독이 삼성전에 대처하는 자세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2.18 07: 12

지난해 승패 전적만 따지면 절대 열세에 가까웠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1점 차 접전이 많았을 정도로 그리 경기력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5위에 그친 두산 베어스의 김진욱 신임 감독이 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 대처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1차 전지훈련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현재 김 감독은 선수단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동안 야수진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투수진의 힘을 끌어올리고 더불어 두꺼운 야수층의 전력도 상향평준화하기 위해 선수들도 훈련에 여념이 없다.
이 가운데 김 감독은 지난해 삼성과의 맞대결을 언급했다. 지난 시즌 두산은 삼성을 상대로 5승 1무 13패로 절대 열세에 가까운 전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만 보면 그리 크게 떨어지는 모습은 많지 않았다.

두산이 지난해 삼성과 치른 한 점 차 이하 접전은 총 10번. 그러나 두산은 여기서 3승 1무 6패로 열세를 보였다. 5점 차 이상 된 경기는 4번에 불과했고 대부분 3점 차 이내에서 승패가 결정된 접전이었다. 그러나 버티는 힘이 상대보다 떨어졌다.
“전적만 따지면 우리가 분명 삼성보다 많이 열세였다. 그러나 경기들 하나하나를 복기하면 그만큼 떨어지는 전력도 아니었다. 다만 삼성의 계투진이 워낙 강력해 오승환까지 이어졌다하면 대부분 경기가 패배로 이어졌다”. 지난해 47세이브 구원왕 오승환에게 유일한 블론세이브(5월 20일 대구 삼성전)를 안긴 두산이었으나 그 외에는 맥을 못 췄던 경기가 훨씬 많았다.
결국 오승환까지 바통이 이어지기 전에 삼성 투수진을 미리 흔드는 것이 관건. 김 감독은 팀의 수장으로서 “승부처에서 가능한 많은 작전의 수 중 선수들이 잘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특히 김 감독은 오승환 바로 앞 셋업맨으로 등판이 잦았던 안지만을 비롯한 정현욱-권혁 필승계투진을 흔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오승환까지 바통이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승환도 오승환이지만 앞 선에서 제대로 위기를 진화하는 안지만의 활약도 굉장히 좋게 봤다. 그만큼 오승환에게 가기 전 삼성 투수진을 흔들 수 있도록 작전의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고 두산이 많은 번트를 구사하는 팀은 아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소모하는 번트가 아니더라도 타자들이 밀어치기 등으로도 충분히 상대 수비 시프트를 깰 수 있길 바라는 김 감독이다. 그만큼 김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과 3월 시범경기를 통해 야수진이 내실을 갖춰주길 기대했다.
“팀 컬러를 전임 김경문 감독 시절에서 완전히 바꾸고 싶지는 않다. 번트는 막판 꺼내드는 히든카드 같은 전략이 될 것이다. 큰 틀은 바꾸지 않되 번트가 아니더라도 상대를 흔들 수 있는 밀어치기 등의 타격을 선수들이 스스로 깨우쳐 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먼저 우리 내실이 다져지지 않는다면 오승환 등판 이전 공략은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는가”.
‘오승환 등판 전 공략’은 다른 팀도 모두 인식하고 있는 삼성전 대처법이다. 그리고 현재 두산은 선발진에서 젊은 유망주들의 가능성을 시험하며 투수진 앞선을 튼실하게 하는 동시에 타자들의 매뉴얼 타격 요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펜딩챔피언을 상대로 접전 끝 분루를 삼키는 경기가 많았던 두산이 과연 올 시즌 ‘설욕전’에 성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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