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시즌 초반 정대현 공백 메울 복안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2.18 13: 01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 안정은 요원한 일일까.
큰 기대를 모았던 정대현(34)의 수술 소식은 롯데에 또 다른 악재다. 이대호, 장원준, 임경완 등 핵심전력 선수들이 빠져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4강 진입을 내심 자신했던 배경은 정대현-이승호 '60억 듀오' 영입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특정 선수가 들어왔다고 해서 롯데 야구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 밝혔지만 선발과 불펜 등 꺼내쓸 수 있는 카드가 늘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정대현이 수술을 받을 부위는 왼쪽 무릎 슬관절 반월상 연골판이다. 정대현은 2009년 이미 한 번 같은 왼 쪽 무릎에 수술을 받았다. 그렇지만 이번 수술은 당시와는 다른 부위다. 롯데 구단은 정대현이 새로운 팀 합류 이후에 큰 의욕을 드러냈고, 조금 무리를 한 결과 부상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언더핸더는 투구 시 체중이 왼 무릎에 실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에 쉽게 노출 되는데 이미 한 번의 수술로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던 정대현의 무릎이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탈이 난 것이다.

재활까지 3개월이면 충분한 수술이지만 정대현의 복귀 시점은 빨라야 5월 말로 예상된다. 자칫 재활이 길어지면 전반기 출전이 힘들어 질 수도 있다. 결국 시즌 초반 마운드 판을 새로 짜야한다. 롯데는 '정대현, 김사율, 강영식, 이명우' 불펜 4인방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선발 후보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양 감독이 4명만 빼 놓고 전원 선발경쟁을 시킨 데에는 불펜 요원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서 정대현이 빠져 나가자 당장 롯데는 검증된 불펜 자원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특히 베테랑 임경완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롯데의 걱정거리는 검증된 불펜 자원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마무리 김사율은 지난해 20세이브를 올려 양 감독의 신임을 샀고 올 시즌도 주전 자리를 낙점 받았다. 사실상 올 시즌이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이명우도 군 복무를 마친 후 지난해가 돼서야 원포인트 릴리프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양 감독은 "옆구리 정대현이 전력에서 빠졌지만 김성배와 신인 김성호가 자리를 채워 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모두 검증을 거쳐야 한다. 사실상 좌완 강영식만 최근 몇 년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중간 계투다.
결국 롯데는 시즌 초반 이승호를 불펜으로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 선발 진입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승호는 마지막으로 풀타임 선발을 뛴 게 8년 전인 2004년이다. 거기에 맞춰 몸을 끌어올리고 있고 선수 본인도 선발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정대현의 부상으로 팀 사정이 바뀌었다. 불펜에 믿을 만한 카드가 있어야 선발진도 안정될 수 있다.
이승호는 최근 3년간 184경기에 출전해 260이닝을 소화하며 20승 12패 14홀드 28세이브 평균자책점 4.36을 올렸다. 이 기간동안 이승호는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를 오가며 팀이 치른 경기의 거의 절반 가까이 나올 정도로 강력했던 SK 불펜에서도 역할이 컸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 선발로 나온 6경기에선 19⅓이닝을 소화하며 1패 평균자책점 6.05만을 기록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양 감독은 "계속 불펜으로 뛰던 투수가 선발로 전환하는 건 쉽지 않다"며 "이승호의 보직에 대해 아직 한 번도 선발이다, 불펜이다 말한 적은 없다. 왼쪽이야 강영식, 이명우도 있지 않은가"라고 아직은 말을 아꼈다.
매년 시즌 초 롯데는 부진을 거듭하는 징크스를 갖고 있는 가운데 정대현 수술이라는 난관에 또 다시 봉착했다. 불펜 강화로 올해는 시즌 초반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겠다는 복안이 자칫 흔들리게 된 롯데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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