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하더라도 할 일입니다".
올 시즌 새롭게 SK의 지휘봉을 잡은 문경은(41) 감독대행은 선수들과 이른바 '형님 리더십'을 통해 선수단을 이끌었다. 모래알이던 조직력을 하나로 묶으며 SK를 변화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즌에 임했다.
꾸준히 선수단을 어루만진 결과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5위까지 올라가는 등 성과도 있었다. 비록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며 불가피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6강 플레이오프행은 좌절되고 말았다.

하지만 6강행이 좌절되면서 형님 리더십에 변화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살아있던 KT와 연속 경기가 그것. 5라운드 최종전이었던 지난 10일 KT전 후 문경은 대행은 김효범과 김민수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직접적으로 선수 이름을 거론하면서 질책한 것은 형님 리더십으로 포용했던 것과는 달랐던 모습.
그만큼 선수들에게 아쉬움이 남았고 안타까움이 많아서 생긴 일이었다. 그런 질책에도 6라운드 1차전인 12일 KT전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문경은 대행은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사실상 목표가 없어진 상황에서 선수들이 다시 과거 시즌의 모습으로 돌아갈 기미가 보였기 때문.
문 대행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후 갑자기 변해서 선수들이 불만을 가졌을 것이다. 분명히 나도 그 점에 대해서는 유의하고 있다"면서 "분명 섭섭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이렇게 시즌 막판을 보낼 경우 예전과 다를 것이 없다. 누가 해도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내가 직접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행은 "내가 은퇴하기 직전 시즌 받았던 연봉이 6000만 원이다. 하지만 그 때 했던 것보다 현재 선수들의 의지가 떨어지는 것 같다. 내가 질책한다고 불만을 갖기 보다는 그동안의 행동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양동근 김태술은 그들보다 더 욕을 많이 먹었다. 이 정도로 불만을 갖는다면 저 둘은 진작에 농구를 관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경은 대행의 변화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현역 말기에 SK로 이적해 팀이 부진에서 헤매는 모습을 직접 경험한 문 대행은 선수들의 의지가 부족해 지는 현상을 없애고 싶었던 것. 6강 진입을 위해 당근을 제시했다면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에 대해서는 채찍을 들고 선수단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문 대행의 생각이다.
문 대행은 "다음 시즌 어떻게 팀이 변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또 코칭스태프도 어떻게 구성될지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나는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선수단이 또 이렇게 된다면 한 시즌을 보낸 의미가 없어진다. 이제는 정말 SK의 변화를 이뤄내고 싶다. 누가 해도 할 일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변화를 일궈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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