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핫코너 3루 경쟁에 변수가 등장했다. LG에서 이적해 온 내야수 이학준(27)이 그 주인공이다.
이학준은 지난 한 달간 애리조나 투산 스프링캠프를 통해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자체 홍백전 및 NC와 치른 5차례의 연습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20타수 6안타 타율 3할 2타점 4득점 2도루로 활약했다. 이여상·하주석과 벌이는 주전 3루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번 전체 31순위로 LG에 지명된 이학준은 프로 통산 77경기에서 타율 1할3푼7리 4타점 13도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의 부름을 받으며 팀을 옮겼다.

당시 한화는 이학준에 대해 "발이 아주 빠른 선수다. 우리팀에 빠른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당당히 3루 주전 경쟁에도 가세했다. 캠프 연습경기에서 특유의 빠른 발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애리조나 투산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이학준은 "이번 캠프를 통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정신적인 부분이 달라졌다. 감독·코치님들과 선배 형들이 야구를 편하게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 눈치를 보지 않고 내 야구를 마음껏 자신있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 팀을 옮기게 된 게 하나의 계기였다. 이학준은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적 후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해졌다"고 했다. 프로 입단 후 스위치 히터로 전향했지만 지난해부터 오른손 타격에만 전념 중이다. 한화로 온 뒤에도 우타석에 집중하며 타격이 좋아졌다.
그는 "스위치 히터를 하기에는 이제 늦었다. 원래 우타석에서 쳤기 때문에 좌타석보다 편하다. 기술을 습득하는 데 있어 훨씬 빠르다. 양 쪽을 붙잡기보다 한 쪽에 전념할 수 있게 돼 좋다"고 털어놓았다. 우타석에만 전념하기 시작한 지난해에도 2군에서 타율 3할1푼1리로 맹타를 쳤다.
수비도 중요하다. 한대화 감독은 "이학준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3루 수비를 많이 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학준은 "수비는 많이 부족하다. 캠프 초반 몸이 좋지 않아 수비 훈련을 많지 하지 못했다"며 "LG에서 주로 2루를 맡아 3루는 익숙치 않은 점은 있다. 하지만 후쿠하라 미네오 수비코치님과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학준의 최대 강점은 100m를 11.83초에 주파하는 빠른 주력. 그는 "도루도 많이 하며 장점을 잘 살리고 싶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부상당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우선이다. 경기에 많이 나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새롭게 독수리 둥지를 튼 이학준. 그에게 한화는 제2의 야구인생 출발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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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