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위기에도 잘 어울릴 수 있다."
차분하지만 신인다운 패기가 느껴지는 목소리다. SK 신인 투수 임치영(24)이 우완 사이드암으로서 분명한 임팩트를 남기겠다는 각오가 충만하다.
미국 플로리다 1차 캠프에서 만난 임치영은 자신을 "어떤 분위기에서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나 자신을 믿고 던진다. 볼이 좋으면 어느 팀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동기들에 비해 1살이 많다. 고교(성남서고) 2학년 때 유급을 했기 때문이다. 임치영이 다른 신인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열망을 숨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SK에 7번째, 전체로는 67순위 지명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다. 대학(고려대) 3학년 때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꾸준하게 유지했던 임치영이었다. 그러나 4학년 때 피칭 밸런스를 잃으며 지명이 뒤로 밀렸다.
임치영은 일본 야쿠르트 수호신으로 활약하고 있는 임창용(36)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역 사이드암 중 최고는 임창용 선배"라는 임치영은 "폼도 역동적이고 파워풀한 구위가 멋있다"면서 "임창용 선배를 넘어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 임치영의 피칭 폼은 임창용과 많이 닮아 있다. 직구 평균은 143km이고 최고는 148km까지 찍었다.
임창용과의 간접적인 인연도 간직하고 있다. 임치영의 영문 이니셜은 'C. Y. LIM'이다. 이는 지난 201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대학선수권에서 화제를 모았다. 캐나다전에 3회부터 끝까지 던지며 팀 승리를 이끌어내자 임창용과 같은 폼에 이니셜까지 같은 임치영에게 일본 기자들이 큰 관심을 가진 것이다.
실제로 요미우리 1.5군과의 대결에서도 인상적인 피칭을 한 적이 있다. "중요할 때나 위기상황에서 나가고 싶다"고 당당히 밝힌 임치영은 "일본 캠프까지 살아남았으니 실전에서 감독님이 믿을 수 있도록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대학 문승원과 함께 신인으로서 선발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임치영은 "신인답지 않게 던지고 싶다. 프로 투수답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야무진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새로운 구질을 탑재, 더욱 자신감을 얻은 임치영이다. "슬러브가 주무기고 직구와 빠른 체인지업이 있다"고 소개한 임치영은 "조웅천 코치님으로부터 느린 체인지업을 배웠다. 실전에서 가능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만약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이란 질문에 "그럼 다시 올라오기 위해 차근차근 노력하면 된다"고 쿨한 웃음을 잃지 않는 임치영. 그런 당당한 그 모습에서 SK 1군 마운드가 멀리 보이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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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치영/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