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넥센 내야진, 주전 놓고 뜨거운 경쟁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2.19 07: 20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 경쟁이 달궈지고 있다.
넥센의 내야진은 이숭용(41)이 은퇴하고 김일경(34)이 지난 연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트윈스로 이적하면서 한층 젊어졌다. 현재 내야수 최고참은 1979년생의 김민우. 경험은 부족하지만 그만큼 의욕 넘치는 젊은 내야수들이 주전을 놓고 스프링캠프서부터 치열한 자리 싸움을 벌였다. 한 곳도 주전을 마냥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 동갑내기 절친의 외나무다리(1루수)

내야 안에서도 가장 '뜨거운 곳은 거포들이 모이는 1루다. 지난해 이숭용이 떠난 1루에는 박병호(26)와 오재일(26) 동갑내기 라이벌이 자리잡았다. 상무에서 동기이자 룸메이트였던 절친 경쟁이다. 지난해 중반 LG에서 이적해 와 거포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올 시즌 팀의 중심타자로 낙점된 박병호가 주전 경쟁에서 한 걸음 유리하다.
반면 오재일은 산 넘어 산을 만난 격이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병호가 없더라도 내가 못하면 안 쓰실 것이다. 반대로 내가 잘하면 병호가 있더라도 쓰실 것"이라는 각오다. 김시진(54) 넥센 감독이 1차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성장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은 오재일은 지명타자로도 활용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다.
▲ 도약 꿈꾸는 '젊은 피'들(2루수)
2루에는 '용띠해'를 맞아 활약을 꿈꾸는 김민성(24)과 신고선수 신화를 준비하는 서건창(23)이 있다. 김민성은 2009년 말 넥센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풀타임으로 뛰었던 지난해 타율 2할3푼6리라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올해 자신의 해인 만큼 큰 역할을 벼르고 있다.
2008년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올해 다시 넥센 신고선수 테스트를 받고 들어온 서건창은 미국에서 가진 4차례 연습경기에서 9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2차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됐다. 서건창은 스프링캠프 룸메이트 박병호가 "LG 때부터 눈여겨본 후배"라며 "열심히 하는 후배다. 기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구관이 명관?(유격수)
지난해 4번타자로 나서며 '거포 유격수'를 꿈꾸던 강정호(25)는 2할8푼2리의 준수한 성적에도 골든글러브 수상 이후 워낙 높아진 기대 탓에 다소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한 강정호는 2010년 수상 후 1년 만에 빼앗긴 골든글러브를 다시 되찾겠다는 기세다.
'국대' 강정호가 유격수 자리를 단단히 지키고 있지만 군 제대 후 돌아온 유재신(25)도 무섭다. 유재신은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눈도장을 찍었다. 1984년 한국시리즈 MVP 유두열 현 설악고 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유재신은 주목할 만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 무주공산(3루수)
주전 김민우(32)가 왼손 엄지 인대 수술로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사이 3루 경쟁자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내야 유틸리티 지석훈(28)은 이번 스프링캠프 4경기에서 모두 3루수로 출장하며 주전 도약을 넘보고 있다. 김 감독도 "지석훈이 많이 성장했으니 실전에서 시험해보겠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해 투수 전향을 시도했다가 타자로 복귀한 장영석(22)도 거포 본능을 드러내며 스프링캠프 내내 3루에서 내야 수업을 받았다. 김 감독과 박흥식(50) 타격코치가 "지난해 투수로 보낸 것이 아깝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편 1루와 3루 수비 훈련을 병행한 박병호도 언제든 3루를 넘볼 수 있는 라이벌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까지 추락했던 넥센은 지난해 중반 성공적인 트레이드와 이택근, 김병현 등 거물급 스타 영입으로 한층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내야에도 박병호 한 명이 옴으로써 많은 변화가 생겼다. 아무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지만 누구나 주전이 될 수 있는 가능성 속에서 넥센의 '다이아몬드'가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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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박병호(상), 유재신-강정호(하)
서프라이즈(애리조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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