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위기?, 촌부리전으로 단점 보완 '기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2.19 07: 33

위기일까? 취약한 곳을 보완할 기회일까?.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18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촌부리 FC와 홈 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 E조에 포함되어 아시아 정상을 노리게 됐다.
추운 날씨 탓인지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몸놀림은 무거웠다. 하지만 핑계가 될 수는 없었다. 추위에 약한 상대 촌부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반 초반에는 포항보다 우세했기 때문. 경기 후 위타야 라오하쿨 촌부리 감독이 "패하기는 했지만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기회가 많아서 기쁘다"고 말할 정도였다.

반면 황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황진성의 결승 프리킥 골이 터진 이후 경기력이 올라오기 시작, 후반에는 주도적인 경기를 펼칠 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 또한 2-0이라는 결과에 만족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는 것을 감독 스스로가 알고 있어서였다. 이날 포항은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력이 이번 시즌 포항의 경기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로 인해 컨디션을 예년보다 빨리 끌어 올려 다른 15개 팀에 비해 2주나 빨리 공식 경기를 치렀고, 이로 인해 다른 팀과 연습 경기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 팀을 만들기는 했지만 점검은 못한 상대였던 것.
황 감독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강팀과 경기를 못했다. 지난 시즌과 다른 시스템을 준비했는데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잘 몰랐다"며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고생은 기회로 이어졌다. 황 감독은 "하지만 촌부리전에서 (문제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현재 선수들로 전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얻을 수 있었다. 큰 소득이다"며 "미드필더진의 압박 부족 등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런 점을 짚어낸 것이 소득이다. 앞으로 2주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 경기만으로 10개월 가까이 진행되는 한 시즌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이날 포항 경기가 그랬다. 다른 팀들은 지금부터 마무리 훈련을 할 시점이다. 하지만 포항은 이미 끝난 상태. 시간이 부족했다. 핑계일 수도 있다.
그러나 포항이 촌부리에 패한 것도 아니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본다면 포항이 준비한 과정도 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포항이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 중요하지, 촌부리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sports_narcoti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