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아사모아(31)였다. 이번 시즌에도 든든한 모습이 예고됐다. 하지만 지쿠(29)와 조란(28)의 평가는 유보해야 할 듯하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18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촌부리 FC와 홈 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 E조에 포함되어 아시아 정상을 노리게 됐다.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은 황진성이었다. 황진성은 그림같은 프리킥골로 촌부리의 골문을 열며 경기의 주도권을 포항으로 완벽하게 가져왔다.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황진성만큼이나 맹활약을 한 선수가 또 있었다. 바로 아사모아.
아사모아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해 폭넓은 움직임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촌부리를 괴롭혔다. 아사모아는 동료들이 추운 날씨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촌부리 진영을 누비며 골 찬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아사모아의 돌파에 촌부리는 무너지기 일쑤였다. 문전에서 아사모아의 패스가 골로 연결되지 않았을 뿐, 아사모아의 활약은 최고였다. 7골 5도움을 기록한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아사모아의 활약에 위타야 라오하쿨 촌부리 감독은 "아사모아의 플레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개인 기량이 뛰어났고, 우리 팀 수비수들에 대한 공략을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반면 이번 시즌 새롭게 포항에 합류한 공격수 지쿠와 수비수 조란의 평가는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모아가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였지만 지쿠는 반대였다. 알려진 대로 스피드는 떨어져 보였다. 패스 감각은 수준급이었지만 선수들간 호흡이 아직 맞지 않았다.
추운 날씨의 탓이 매우 컸다. 또한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간격이 벌어져 지쿠가 활약할 수 없었다. 돌파 능력이 떨어지는 지쿠로서는 골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지쿠는 "어려운 경기를 했다. 특히 패배하면 떨어지는 플레이오프였기 때문에 여유가 없어서 긴장을 했다"며 아쉬워 했다.

조란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반 초반 촌부리의 공세 속에 골문을 지켜냈다. 결과는 무실점 승리. 190cm의 장신은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하지만 최고의 모습이었다고 하기에는 상대 촌부리가 너무 약했다. 촌부리는 문전으로 파고드는 모습 없이 포항 수비진을 뚫지 못하고 중거리 슈팅을 남발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세울 만한 장신 선수가 없어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조란이 수비에서 맹활약할 만한 일이 별로 없었던 것.
라오하쿨 감독은 "크로스와 프리킥에서 약한 점을 보였다. 패배의 원인이다"며 포항의 수비진을 뚫지 못한 촌부리 공격진의 모습에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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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모아(위), 조란-황선홍 감독-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