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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희선 인턴기자]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잉글랜드의 두 강호 첼시와 아스날이 FA컵서 하위팀을 만나 각각 무승부와 패배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첼시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스탬퍼드 브리지서 열린 '2011-2012 잉글랜드 FA컵' 16강전서 2부리그 소속 버밍엄시티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첼시는 FA컵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물론 최근 지속되고 있는 부진에서 탈출하는 데도 실패했다.

90분 내내 무딘 공격력으로 버밍엄의 짠물수비를 뚫지 못한 첼시는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후안 마타의 페널티킥까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후반 17분 다니엘 스터리지가 헤딩슛을 성공시키며 간신히 패배만은 피할 수 있었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경기 막판 디디에 드록바와 프랑크 람파드, 살로몬 칼루까지 투입하며 승리를 염원했지만 결국 역전극 없이 동점으로 비기며 버밍엄 홈구장인 세인트 앤드루스서 16강전 재경기를 치르게 됐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며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는 첼시는 이날 경기서도 이렇다 할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의 경질설이 끊임없이 나도는 가운데 2부 팀을 상대로 기록한 이날의 무승부는 첼시의 문제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경기일지도 모른다.
첼시에 골득실차로 앞서는 4위 아스날 역시 FA컵 16강서 선덜랜드를 만나 0-2로 완패를 당했다. 19일 새벽 선덜랜드의 홈구장인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서 원정경기를 펼친 아스날은 점유율만 앞세운 답답한 공격으로 졸전을 펼치다 선제골을 허용, 이후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의 자책골까지 터지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티에리 앙리의 임대 기간 마지막 골로 선덜랜드와 리그 경기(12일)서 값진 승리를 거뒀던 아스날이기에 이날 패배는 더욱 뼈아팠다. 임대 기간이 끝난 앙리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프란시스 코클랭과 세바스티앙 스킬라치, 애런 램지는 부상 병동에 합류했다.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반 페르시는 받쳐주는 이 하나 없이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고 로테이션 없이 일주일 동안 세 번의 원정을 치른 아스날은 무기력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부동의 리그 '빅4'로 군림할 것만 같던 첼시와 아스날은 지금 나란히 무너져내리는 중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한 4위 싸움서 승리하기 위해 두 팀 모두 부진에서 탈출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불거진 불화설에도 불구하고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지지를 받으며 첼시를 이끌고 있는 빌라스-보아스 감독이나 '아스날과 나는 하나'라고 말할 정도로 오랫동안 아스날과 함께 해왔던 아르센 웽거 감독 모두 부진 속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고 고집을 꺾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명문과 강팀이라는 이름에 얽매여 쇄신과 유연성을 무시한다면 첼시도, 아스날도 지금의 위치를 장담할 수 없다. 승리를 원한다면 승리를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살아날 듯 살아나지 못하고 부진의 늪 속에서 침체되어 있는 첼시와 아스날, 두 팀 중 과연 어느 팀이 먼저 부진을 극복하고 빅4의 마지막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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