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팬들 앞에서 제가 지고 싶었겠습니까. 좋은 뜻으로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4연패를 끊은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이 전창진 부산 KT 감독의 ‘직격탄’ 발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전자랜드는 1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6라운드 고양 오리온스전서 26점을 올린 루키 함누리의 활약에 힘입어 막판 상대 추격을 따돌리고 80-76으로 승리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5승 25패(6위, 19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4연패를 마감하고 승률을 5할에 맞췄다.

이에 앞서 전자랜드는 지난 17일 KT전서 주전 포인트가드 신기성과 주포 문태종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등 그동안 출장 시간이 많지 않았던 선수들을 스타팅으로 기용했다.
KT의 89-70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 후 전 감독은 "전자랜드가 국내 선수는 최고인 팀 아닌가. 그런데 스타팅 라인업을 보고 실망했다. 이기려는 생각이 있었으면 그런 라인업으로 안 나왔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KT를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상대로 고르려는 전자랜드의 꼼수가 아니냐는 뜻이 숨어 있다. 실제로 KT는 이날 KGC에 패해 플레이오프 2라운드인 4강 직행에 실패했다.
그에 대해 유 감독은 “잘 알고 지내는 형의 이야기라 크게 격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홈 팬들 앞에서 나도 지고 싶은 경기를 펼쳤겠는가. 전 감독님께서도 좋은 뜻으로 하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며 맞불 대신 해명의 시간을 가졌다.
“허버트 힐의 부상으로 주태수가 골밑을 지켜야 하는 시기다. 게다가 문태종의 컨디션도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지 않은가. 포인트가드 신기성의 체력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연전도 있고 해서 그만큼 선수들의 체력 안배 및 상무를 갓 제대한 포인트가드 이현민이 팀 전술에 녹아들 수 있는 시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현민에게 여러 가지 팀 전술을 심어주고자 했다”.
창원 LG 시절이던 2006~2007시즌 신인왕인 이현민은 시즌 전 서장훈과 트레이드로 강대협과 함께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당시 군인 신분이었던 만큼 팀 전술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훈련 과정조차 부족했다. 주전 포인트가드 신기성이 우리 나이로 서른 여덟 살인데다 1,2번을 겸할 수 있는 강혁도 베테랑이라 젊은 포인트가드 이현민을 앞으로 중용해야 하는 유 감독의 입장이다.
그와 함께 유 감독은 “아직 6강 파트너가 어떻게 될지 가려지지 않았다”라며 승패를 조절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상대 전략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감독으로서 책임이 크다"라며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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