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만이 가능한 엔딩, 영원한 '호동앓이'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2.20 07: 56

'1박2일'이라 가능했던 이벤트였다. 강호동이 함께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뻔 했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의 마지막 여행, 그 첫번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6개월 전 시한부 방송을 예고했던 나영석 PD의 '1박2일'이 마침내 시청자들과의 작별을 코앞에 두고 있다. 먼 얘기만 같았던 종영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엄태웅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이승기 등 현 멤버 5명과 나 PD 이하 제작진이 함께한 '1박2일'의 마지막 여행, 전북 정읍 편 1탄이 전파를 탔다.
예고한 종영이긴 하지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왔던 멤버들이나 제작진으로서도 도저히 감출 수 없는 미련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특히 제작진이 영화관을 섭외해 마련한 서프라이즈 이벤트는 이날 여행의 백미. 5명의 멤버들과 '1박2일' 애청자, 그리고 한 식구가 다 되어버린 스태프가 모두 모여 스크린에 펼쳐지는 지난 5년의 추억을 되짚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나 PD와 다섯 멤버들의 모습이 보는 시청자들의 심금까지 울렸다. 이제 정말 작별인가.

엄태웅과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이승기 등 멤버들은 각자 '1박2일'의 의미에 대해 되새기며 눈물을 쏟았다. 20대의 절반을 '1박2일'과 함께 했다는 이승기나,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명의 설움을 완벽히 떨치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나 예능인으로서나 최고의 위치까지 도달한 이수근, 말 못하고 안 웃긴다고 천대 받던 세월을 지나 결국 시즌2까지 옮겨갈 수 있게 된 김종민까지.. 멤버들마다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아쉬운 굿바이 인사를 전했다.
나 PD의 속내는 또 어땠을까. 스크린 위로 펼쳐지는 젊고 앳된 멤버들의 모습, 그리고 그렇게 아꼈던 맏형 강호동과 MC몽, 김C, 지상렬 등 먼저 떠나버린 이들과의 못다한 이야기가 아쉬웠는지 그는 다음 진행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격한 감정을 호소했다. 목은 메이고 눈물을 멈출 줄 몰랐다. 자식을 떠나 보내야하는 부모들의 마음일까.
가장 '1박2일'다운, 아니 그들이기에 가능했던 이벤트다. 남들이 했다면 손발 오글거리는 유치찬란한 '자뻑'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 5년이란 세월이 있기에, 멤버들과 제작진이 살 부비며 함께 만든 추억이 있기에, 이를 고스란히 함께 지켜봐온 시청자들이 있기에 그들의 엔딩 이벤트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렀다.
떠나는 길, 끝까지 모른 척 할 수 없던 것은 강호동의 빈자리다. 멤버들이나 제작진이나 강호동의  부재를 안타까워 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강호동은 이날 스크린을 흘러가는 영상 속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1박'을 외쳤고, 제일 맛있는 표정으로 음식들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한편 나영석 PD의 '1박2일'은 26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issu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