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사슬을 끊어라.
모든 구단의 목표는 우승이지만 현실적으로 4강을 마지노선으로 여긴다. 삼성 등이 벌써부터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가운데 한화와 넥센의 목표는 현실적이다. 최근 수 년 동안 다른 팀의 승수사냥의 대상이었던 두 팀이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아니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한화는 지난 2007년 플레이오프 진출한 이후 4년 동안 가을 잔치를 구경하지 못했다. 갑자기 마운드의 전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4시즌 동안 5위-8위-8위-6위의 하위팀으로 전락했다. 주포인 김태균과 이범호가 빠지면서 더 더욱 다른 팀의 사냥감이 되었다.

현대의 몰락 이후 선수들을 물려받아 출범한 히어로즈는 7위-6위-7위-8위의 저속행보를 이어왔다. 스폰서를 받기 위해 우리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 등 팀의 간판이 바뀔 만큼 재정이 튼튼하지 못했다. 현대에서 받은 선수들의 트레이드를 통해 유지하느라 전력을 꾸릴 수 없었다. 선수 뿐만 아니라 성적도 사냥대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두 팀이 단단히 이를 악물었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박찬호, 4번타자 김태균, 불펜요원 송신영을 비롯해 슈퍼루키 하주석 등 알찬 선수보강을 통해 전력보강을 했다.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도 착실한 훈련을 통해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
넥센도 달라졌다. LG로 트레이드 시킨 이택근을 50억 원을 주고 FA 영입했다. 김병현도 유니폼을 입혀 마운드를 보강했다. 두 선수의 가세는 팀의 분위기까지 바꾸어놓았다. 젊은 선수들이 모두 자리경쟁을 통해 기량이 훨씬 두터워졌다. 애리조나 연습경기에서 다른 팀에 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두 팀을 이끄는 수장들인 김시진 감독과 한대화 감독은 지난 4년동안 당하기만 해왔다. 마음은 있었도 몸이 따르지 않는 팀의 전력 때문이지만 자존심을 상했다. 현역시절 대단한 스타였지만 감독으로는 불행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올해를 맞이하는 감독들 가운데 가장 높은 전투의지를 갖고 있다. 먹이사슬을 끊기 위한 이들의 복수혈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일단 오키나와와 가고시마에서 연습경기에서 두 팀의 힘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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