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크린에서 가장 핫(HOT)한 배우를 꼽자면 누구일까?
단연 하정우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가 돌풍 흥행으로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하정우는 현재 대중에게 회자되고 있는 톱배우 중 하나다. 그의 "살아있네~"란 대사는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고, 그가 연기한 마초 건달은 여심을 뒤흔든다.
하지만 이런 멋진 최형배의 모습도 잠시, 이제는 여자친구의 과거에 집착하는, 찌질하다못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남자(영화 '러브픽션', 29일 개봉)로 돌아온다.

2월 전혀 다른 두 장르물 '범죄와의 전쟁'(느와르)과 '러브픽션'(로맨틱코미디), 두 작품을 연달아 개봉시키는 하정우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한 마디로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전작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번번히 차기작에서 실패하는 연기자들을 볼 수 있는데, 하정우에게서는 전작 캐릭터의 잔상이 느껴지지 않는다. 유일하게 '연기파 배우'란 수식어가 붙을 만한 30대 젊은 남자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그는 절대존재감 선배 최민식의 옆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은 팽팽한 포스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최민식 옆에 다른 어떤 남자배우를 붙여놓는 상상을 해도 하정우 외에는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최민식 뿐 아니라 '황해'에서는 김윤석과 맞대결을 펼쳤다.
현재 '연기파'라 불리는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의 연기 대결에도 조금도 밀리지 않는 내공을 지녔다는 것과 함께 어떤 캐릭터로도 변신 가능하며 그것이 어색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에서 180도 바뀐 '상'찌질의 모습으로 변신해도 관객들은 실망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정우가 어떤 고착된 이미지로 먹고 사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이라 가능하다. 캐릭터가 다양하게 늘어갈 수록 그 넓은 연기 스펙트럼에 감탄을 내뱉을 뿐이다.
지난 해 개봉한 영화 '의뢰인'에서 매끈한 수트를 차려입고 말끔하게 법정 용어를 구사하는 능력남 하정우의 모습은 그 전작 '황해'의 구남이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기에 그 변화의 폭이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다.
그간 '용서받지 못한 자', '숨', '시간', '추격자',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국가대표', '평행이론', '황해', '의뢰인', '범죄와의 전쟁'과 '러브픽션'까지. 다양한 다수의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하정우에게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배우를 보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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