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5년이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지가 생기는 모양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지난 5년간 왜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1박2일’은 추억의 레이스 특집으로 전북 정읍에서 지갑에 있는 돈을 다 쓰기, 몸으로 말해요, 인지도 실험을 했다.
엄태웅,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이승기는 정읍의 한 영화관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름을 불리지 않고 영화를 보는 미션을 수행했다. ‘1박2일’을 알아본 관객들이 동요했지만 멤버들은 침착하게 대처하며 위기의 순간을 넘겼다.

하지만 이는 제작진이 사전에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영화관에 있던 관객들은 ‘1박2일’ 팬이거나 그동안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을 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었다. 그리고 제작진이 미리 준비한 지난 5년을 돌아보는 영상은 멤버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런데 영상을 본 후 은지원은 예상 밖의 말을 했다. 그는 “사실 이 영상을 보면서 우리 관계자인지 모르고 (관객들에게) 민폐라고 생각했다”면서 행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민폐 논란을 의식했음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5년간 ‘1박2일’을 하면서 멤버들과 제작진이 얼마나 신중하게 방송에 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1박2일’은 큰 인기를 누린 만큼 논란도 적지 않았다. 일부 멤버가 흡연하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는 실수를 하거나 비록 오해로 판명됐지만 사직구장 민폐논란과 욕설논란이 있었다. 큰 인기만큼이나 시청자들의 질타는 거셌지만 제작진의 대처는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보다 똑똑했다.
‘1박2일’ 제작진은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실수를 즉각 인정하고 발빠르게 사과함으로써 프로그램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지난해 은지원의 욕설 논란이 발생했을 때 제작진은 편집하지 않은 원본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은지원이 욕설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등 누구보다도 사건사고에 현명하게 대처했다.
‘1박2일’은 오는 26일 방송을 끝으로 나영석 PD와 은지원, 이승기가 하차한다. 최재형 PD라는 새로운 수장과 함께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이 기존 멤버 엄태웅, 이수근, 김종민과 새로운 ‘1박2일’을 가지고 다음 달 4일 찾아온다.
제작진과 멤버들은 바뀌었지만 지난 5년간 ‘1박2일’이 논란이 있을 때마다 보여줬던 현명한 대처는 새로운 ‘1박2일’이 출범하는데 있어서 자양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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