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러시아연방대사관 1등 서기관 알렉세이 V.말롤레뜨코 인터뷰
주한러시아연방대사관 알렉세이 V.말롤레뜨코 1등 서기관이 지난 18일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찾았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시어터의 내한공연 ‘피노키오 & 뽀롱뽀롱뽀로로 더블아이스쇼’(이하 ‘더블아이스쇼’)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러시아 대사관은 이번 공연을 공식 후원하고 있고 이날 그는 아내, 어린 딸과 함께 동행했다.

▲뽀로로 아이스쇼, 러시아보다 한국에서 먼저 기획 “놀라워”
인터뷰 전 아빠 곁을 맴도는 딸을 좇는 그의 시선에 사랑이 그득 묻어났다. 뽀로로를 알고 있냐고 묻자 “한국인 유치원에 다니는 딸 덕분에 이미 잘 알고 있다. 집에 뽀로로 인형과 장난감들이 넘쳐난다”라며 웃었다. 대사관 1등 서기관이라는 고위외교관의 모습 너머로 ‘딸바보’ 아빠가 보였다.
공연을 본 소감에 대해서는 놀라웠다는 감탄부터 쏟아냈다.
“러시아에서도 아이스발레 공연을 많이 보기는 했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테마로 한 작품은 본 적이 없다. 공연기획사의 기획력이 놀랍다. 발레 동작과 캐릭터의 움직임이 기대 이상으로 잘 어우러져 한국 어린이들이 아이스발레라는 장르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하다.”
▲新 문화교류 형태 ‘더블아이스쇼’, 러 대사관서 공식후원 나서기로
이달 26일까지 열리는 ‘더블아이스쇼’는 러시아 국립 아이스발레단이 국산 토종 캐릭터 뽀로로와 협연을 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정통 발레단과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한 무대에 서는 것은, 한/러 사이의 역사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세계 공연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이 공연은 주한러시아연방대사관이 공식 후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국가와 국가 사이의 우호관계는 정치, 외교적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문화 협력으로 이해를 두텁게 하는 것이 양국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더구나 ‘더블아이스쇼’는 그간 양국 간에 없었던 ‘합작’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교류이므로, 러시아연방대사관에서 더욱 응원하고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보았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정부 차원의 문화교류 추진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양국 간 문화행사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더블아이스쇼’와 같이 러시아 국립 발레단이 참여한 큰 행사에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최근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함께 러시아에서도 한국문화원 내 한국어수업 수강생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국가에 앞서 민간 차원에서는 이미 교류의 열망과 시도가 있음을 지적했다.
러시아연방 대표 외교관으로서 알렉세이의 이러한 열망은 일부 실행 단계다.
현재 러 대사관은 러시아문화원을 중심으로 러시아 어학강좌 개강을 비롯해 발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수준의 내한공연들을 순차적으로 준비 중이다. 이러한 일련의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내 러시아 문화의 폭을 확대함으로써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데에 기여하길 바라는 것이 그의 희망이다.
▲한국생활10년 차, 발레와 음식문화 가장 인상 깊어
올해 한국생활 10년 차를 맞은 그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문화에 대해 예상외로 발레를 손꼽았다. 평소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과 함께 국내/외 클래식 음악회,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찾아보는 편인데 특히 한국 발레단의 수준이 근 10년 사이에 상당히 높아진 것에 인상 깊다고 했다. 한국음식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좋아하는 음식을 묻자 금세 날아온 그의 대답은 매운 순두부찌개였다.
한국과 러시아의 국민성이 매우 비슷하다고도 했다. 성격이 급하고 술을 좋아하는 것이 닮았고, 남 일 도와주기에 잘 나서며 타인에게 친절하다는 점 등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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