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 팝 음악계 복고 트렌드를 이끌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2.20 15: 15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아델(Adele)이 그래미 어워즈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든 이후 수상의 위력이 바로 차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21” 앨범은 지난 주 미국 내에서만 237,000장이 팔리며 2월 25일자 “빌보드 200” 앨범 차트 20주째 1위에 올라 대기록을 작성했고, 데뷔 앨범 “19” 또한 9위에 랭크 되었다. “HOT 100” 차트에서도 최신 히트곡 ‘Set Fire To The Rain(2위)’를 비롯 ‘Someone Like You(11위)’와 ‘Rolling In The Deep(17위)’도 급 상승세를 타는 소위 ‘그래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아델의 앨범 판매량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데, 마치 6~70년대 발표된 LP 음반을 듣는 듯한 멜로디 라인과 호소력 짙은 소울 보컬은 전세계 팬들을 ‘예스러운’ 음악에 중독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2012년 팝 음악 시장에도 빈티지(Vintage)한 감성’을 연주 노래하는 아티스트들이 ‘아델 신드롬’에 힘입어 상당히 각광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2 그래미 시상식, ‘빈티지 코드’가 득세하다 -
  그래미 시상식 공연 모습만 보더라도 아델의 무대를 비롯 함께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브루노 마스(Bruno Mars)는 신나는 60년대 ‘모타운(Motown) 사운드’를 재연했었다. 신예 록 그룹 포스터 더 피플(Foster The People) 역시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 헌정 무대를 통해 완벽하게 대선배 밴드의 옛 음악을 완벽하게 재해석하기도 했는데, 워낙 그들의 음악이 복고적인 사운드로 각광을 받았기에 더욱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한편, 거장 토니 베넷(Tony Bennett)과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역시 그들이 근래 발표했던 앨범의 ‘예스러운 사운드’의 면모를 무대에서 음악 팬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그래미상 수상자 가운데에서는 아델과 토니 베넷을 필두로 R&B분야에서 2개 상을 거머쥔 남성 아티스트 씨로 그린(Celo Green), 포크 그룹 시빌 워즈(The Civil Wars)는 컨트리와 포크 분야에서 각각 상을 받으며 투표권을 가진 ‘보수적인(?)’ 그래미 회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포스터 더 피플과 영국 출신 포크 밴드 멈포드&선즈(Mumford & Sons), 포크와 컨트리 사운드에 기반을 둔 미국 혼성 록 그룹 디셈버리스츠(The Decemberists)등이 여러 분야에 후보에 올라 54회 그래미 어워즈에  ‘빈티지’ 음악의 상당한 강세 현상을 보여주었다.
- 레오나드 코헨•노라 존스가 구현해 낸  ‘옛 음악’에 심취하다 -
어쨌든 아델을 통해 확산된 복고풍의 ‘빈티지 음악’의 인기는 다른 팝 아티스트의 발표 작에도 귀를 기울이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우선 아델 보다 먼저 그래미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던 故애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의 유작 “Lioness: Hidden Pleasure”가 대중의 관심을 다시 얻고 있다고 한다. 그래미가 선호하는 또 다른 여성 뮤지션 노라 존스(Norah Jones)는 리틀 윌리스(The Little Willies)란 프로젝트 그룹 결성을 통해 발표한 앨범 “For The Good Times”에 12곡의 컨트리 넘버를 고전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과감한 시도를 감행했으며, 롤링스톤지 선정 ‘2011년 베스트 앨범’ 12위에 오른 록 밴드 블랙 키스(Black Keys)의 “El Camino”에는 아메리칸 정통 블루스 록 트랙들이 수록되어 미국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모은 후 뒤늦게 국내에서 최근 발매되었다.
최근 발표작중 가장 주목할 작품은 레오나드 코헨(Leonard Cohen)과 레이첼 야마가타(Rachel Yamagata)의 앨범인 듯 하다. ‘팝 음악계의 음유시인’ 레오나드 코헨이 8년 만에 발표한 앨범 “Old Ideas”는 음반 제명처럼 ‘추억을 회상하게 만드는’ 고풍스럽고 목가적인 음악으로 꽉 차있다. 빌보드 앨범 차트 3위까지 오를 만큼 거장의 컴백을 환영하고 있다. 레이첼 야마가타의 예전 히트 곡 ‘Be Be Your Love’는 오디션 프로그램 방송 이후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더군다나 새로운 정규음반 “Chesapeke”를 선보인 시점에 2월 26일 내한 콘서트까지 갖게 되어 그녀의 음악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될 듯 하다. 서정성을 기반으로 한 전통 포크와 팝에 기반을 둔 레이첼 야마가타의 곡 해석은 소울•팝 음악을 구사하는 아델의 그것과 또 다름 깊이가 담겨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힙합•일렉트로니카•댄스 팝 등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현재 대중 음악 시장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복고 음악 열풍은 ‘디지털화’에 몰두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로부터 탈출, ‘아날로그적인 감성’에로 회귀를 통해 ‘디지털 음악에 대한 반대’ 그리고 ‘또 다른 대안’ 으로써 시작되었다. 전세계적으로 LP 음반을 구매하고 듣는 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디지털 세상에서도 아날로그 세상 또한 반드시 존재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최근 팝 음악계의 흐름을 살펴보니 “Oldies But Goodies’란 말이 ‘진정한 명언’임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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