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무더기 중도귀국과 훈련량의 상관관계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2.21 09: 51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스프링캠프 무더기 중도귀국과 늘어난 훈련량은 어떤 상관관계를 지닐까.
벌써 8명 째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광속구' 최대성은 17일 오른쪽 오금 통증을 이유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두 명만 중도 귀국했던 점에 비추어 봤을 때 지나치게 많은 숫자임엔 틀림없다. 물론 8개 구단 가운데 롯데가 가장 많은 중도귀국자를 배출한 팀이다.
올해 스프링캠프서 롯데는 훈련량을 더욱 늘렸다. 다른 팀과 비슷한 수준에 지나지 않은 훈련량이지만 자율야구에 익숙해져 있던 선수단 가운데 일부는 벅찬 훈련량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조성환과 홍성흔, 김사율 등 투타 고참들이 훈련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자 후배들도 보조를 맞춰 훈련을 잘 따라왔다.

그러나 무더기 중도탈락자가 발생하자 늘어난 훈련량이 도마위에 올랐다. 사이판 캠프를 마치지 못하고 귀국한 선수가 모두 여섯 명이며 일부는 사이판에서 가고시마로 캠프지를 옮기는 도중 귀국했다. 또한 정대현과 최대성은 가고시마 캠프서 중도하차해야 했다. 사이판 캠프 당시 롯데 권두조 수석코치는 "늘어난 훈련량과 중도 하차자와 연관이 있다"고 견해를 밝히긴 했지만 "롯데가 특별히 훈련을 더 많이 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과연 롯데의 늘어난 훈련량이 현 상황의 이유일까. 일단 중도귀국자의 유형을 분류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 가운데 개막전에 출전 시일을 맞추기 힘든 선수는 현재로서는 정대현 한 명 뿐이다. 오히려 대다수의 선수는 스프링캠프 합류가 쉽지 않은 몸 상태였지만 양승호 감독의 지시로 훈련에 함께 한 경우다.
최대성과 이상화, 김유신은 공익근무로 병역을 마친 뒤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2년 동안 단체 훈련을 쉬었기에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지만 추운 한국보다는 따뜻한 전지훈련지에서 훈련을 받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훈련에 참가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이들의 페이스는 느렸고, 결국 양 감독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한국으로 돌려 보냈다. 신인 김원중과 유격수 양종민도 같은 케이스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따뜻한 나라에서의 훈련보다 국내 의료진의 치료를 병행하며 훈련받는 쪽이 낫다고 판단된 선수가 귀국했다"고 설명했고, 가득염 불펜코치 역시 "작은 부상이 있는 선수를 붙잡아두면 장기적으로는 선수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중도 귀국조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아쉬운 건 정대현과 손아섭이다. 이들 둘은 많은 훈련량에 따른 부상이 아니라 과도한 의욕에서 초래한 부상이다. 정대현은 새 팀에 합류한 뒤 빨리 몸 상태를 올리기 위해 의욕이 조금 넘친 결과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손아섭 역시 왼쪽 어깨 통증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조급함 때문에 오른쪽 발에 상처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강행했고, 결국 봉와직염에 감염돼 부산에서 수술을 받고 치료중이다. 정대현은 이르면 5월 말이면 복귀가 가능하고, 손아섭은 일단 2월 말이면 치료가 끝난다. 코칭스태프에서 두 선수의 몸 상태에 대한 세심한 진단을 하고 훈련 스케줄을 조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더군다나 둘은 올 시즌 투타 핵심으로 꼽히는 전력이기에 더욱 롯데로서는 입맛이 쓰다.
늘어난 훈련량을 중도귀국의 주된 원인으로 꼽긴 힘들다. 무엇보다 2008년 이후 전임 감독식 '자율야구'에 누구보다 익숙해진 선수들은 모두 무사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일단 롯데는 올 시즌 초반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제 남은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기간동안 롯데는 부상선수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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