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이 밝힌 교통사고 그 순간과 이후.."유가족이 위로"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2.21 01: 20

빅뱅의 대성이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최초로 직접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나쁜 일'까지 생각했을 만큼 힘들었던 심경을 밝혔다.
대성은 지난 20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서 "예전엔 밝고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걱정이 많이 됐다. 다시 그렇게 웃을 수 있을까, 그렇게 웃어도 될까 하는 질문에 아직 답을 못찾았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사고 이후 '살인마'라는 댓글이 가장 무서웠다"면서 "사람들이 날 그렇게 볼까봐 밖에 나가지 못했다. 안좋은 생각까지 했었는데, 유족들이 오히려 위로를 해줬다. 내 활동을 통해 단 한명이라도 희망을 얻는다면 나는 용기를 내서 음악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간 그는 가끔씩 말을 멈추고 힘겨워하기도 했다.

다음은 대성이 방송에서 밝힌 사고 경위.
어쩌다 사고가 난 건가.
"2011년 5월31일, 밤 12시쯤 스케줄을 끝내고 휴가를 맞아 부모님 댁에 가는 길이었다. 양화대교를 지나는데 앞에 가던 차가 갑자기 차선 변경을 했다. 앞에 택시가 비상등을 켠 채 서 있기에 당황해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뭔가 걸리는 느낌이 났다. 브레이크가 작동 안돼 택시와 충돌했다. 일단 차에서 내려 택시 아저씨에게 다친데 없냐고 물었는데, 그 아저씨가 '지금 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뒤에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피해자 상태는.
"택시 기사 아저씨 말로는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고 했다."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심정은.
"너무 큰 소리를 갑자기 들으면 귀에 아무것도 안들리는 것처럼, 온몸에 충격이 왔다. 어떡해서든 내가 책임져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방송국 취재 기자분은 이미 도착해있었는데, 마이크과 빨간 불이 보였다. 이제 난 끝났구나 라고 생각했다."
피해자의 사망 사실은 언제 알았나.
"경찰서에서 알았다. 그때 기분은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이런 일이 나한테 있을 수 있을까, 아무 생각이 안났고, 너무 죄송했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함께 계셨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였어도 사고 났을 거라고, 솔직히 있는 그대로 말하면 사람들이 다 알아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사고 후엔 어떻게 지냈나.
"회사에서 부모님 집으로 가겠냐고 했는데, 부모님의 얼굴을 못뵐 거 같아서 일주일간 숙소에만 계속 있었다. 배가 안고프더라. 죄송해서 계속 울기만 했던 거 같다. 인터넷 댓글도 봤다. 원래 댓글보고 상처 받는 편이 아니었는데, '살인마'라는 말이 진짜 무서웠다. 그러면 안되는데 댓글을 보고 나서, 안좋은 생각을 했다. 물론 그게 잘못된 길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게 맞는건가, 그래야 하나, 모든 사람들이 그걸 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망사건과 관련해서는 무혐의를 받았다.
"무혐의를 받은 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기쁜 일도 아니고 안좋은 일도 아니고, 그걸 내 입으로 당연한 결과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사람들이 있다면. 
"부모님, 멤버들. 그리고 너무 힘든 시기에 너무 큰 용기준 유가족들이다. 장례식장에서는 화도 내셨지만 그건 당연한거다. 그랬는데 나중에 시간 지나고 나서 이모님하고 친형이 오셨다. '사실 우리도 대성씨가 앞으로 계속 자취 감추고 있는건 원치 않는다'면서 '더 열심히 활동해 웃으면서 봤으면 좋겠다'고 위로해주셨다. 사실 그러면 안되는데 내가 더 위로를 받고 있으니까 너무 감사하고 죄송했다."
이번 일로 깨달은 게 있다면.
"내 일에 대한 고마움을 잊었을 때, 이렇게 사고가 있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이 한결 같을 순 없더라.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한 더 열심히 하고 더 밝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텐데, 부디 그 모습을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제 활동을 통해 한 사람이라도 희망을 얻는다면, 난 각오하겠다."
운전은 다시 하고 있나.
"아직 용기가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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