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닥공 축구', 수비부터 시작인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2.21 07: 21

'닥공(닥치고 공격)'의 시작은 수비?.
최강희(53)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0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훈련에서 공격과 수비를 나누어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포워드 출신 최덕주 수석코치가 이끄는 공격진은 보통의 훈련과 큰 차이가 없었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직접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하는 훈련을 펼쳤다.
하지만 풀백 출신 최강희 감독이 직접 나선 수비진의 훈련은 예전과 달랐다. 최 감독은 일단 선수들에게 정확한 포지션을 잡아줬다. 중앙 수비진과 측면 수비수 모두 어떤 자리에 서 있어야 할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줬고 어떤 움직임을 보여야 할지 강조했다.

주장인 곽태휘(울산)을 비롯해 이정수(알 사드) 등의 중앙 수비진은 간격을 좁히고 넓히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했다. 또 측면 수비진도 움직임에서 알 수 있었다. 완벽한 자리에서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최 감독의 지론이었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킨 '닥공'의 주인공이지만 최강희 감독은 국가대표 풀백 출신이다. 수비에 조예가 깊다. 또 수비에 대해 정확한 주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선수들에게 요구사항이 많았다. 훈련을 시작한 지 이틀째였지만 최강희 감독은 여러 가지를 주문했다.
최 감독은 "당황하지 말아라", "간격을 정확하게 유지해라", "정확한 패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비 훈련을 하면서 최 감독의 주문은 끝이 없었다. 그 이유는 2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지면 탈락이라고 봐야 하는 쿠웨이트와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최종전은 안정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수비진이 확실한 자신감과 전술 숙지를 하지 못한다면 당황할 수 있다. 따라서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은 수비진이지만 최강희 감독은 여러 가지 주문을 했다.
또 '닥공'을 위해서는 수비진의 정확하고 빠른 연결이 필요하다. 전북에서도 이같은 훈련을 펼쳤던 것은 수비진에서 오랫동안 볼을 소유하지 않고 빠르게 전방으로 넘어가면서 공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볼점유율을 높이면서 빠른 패스를 요구한다. 그러나 수비진에서는 다르다. 정확하게 상대의 압박을 피해 전방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롱패스가 생길 수 있다. 조광래 감독이 중원에서 끊임없는 패스 연결을 통해 경기를 풀어갔다면 최강희 감독은 일단 수비에서 패스 연결보다는 볼이 전방으로 빨리 넘어가는 것을 원하기 때문. 이는 무엇이 옳고 그름이 아니라 감독 성향의 차이다.
전북에서 최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조성환도 동의했다. 전북에서 했던 훈련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는 "전북에서 했던 훈련이다. 감독님께서는 수비진에서 안정감을 원하신다. 빨리 전방으로 볼을 연결해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조성환의 말처럼 위험 지역인 자기 진영에서 무리하게 볼을 연결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최강희 감독은 빠른 패스 연결을 원한다. 물론 이는 그동안 K리그에서 보여줬던 플레이와 다소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 감독은 수비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닥공'의 시작은 수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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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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