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의 이동국(33, 전북)이냐, 미지의 박주영(27, 아스날)이냐.
최강희(53)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0일 오후 전남 영암에서 가진 훈련에서 공격과 수비를 나누어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약 30분간 자체 연습경기를 펼친 축구 대표팀은 조끼와 비조끼팀으로 나뉘어 실력을 뽐냈다. '라이언킹' 이동국이 기용된 비조끼팀에 주전급들이 나섰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이날 이동국은 전북에서처럼 날렵한 모습으로 플레이를 펼쳤다. 김두현(경찰청)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골 맛도 봤다. 그러나 아직까지 동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보지 않아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의미하는 센추리 클럽 가입을 노리고 있는 이동국(86경기)은 최전방에서 뛰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특별한 경쟁자가 있다. 바로 그 주인공은 박주영. 이동국이 대표팀에 없는 동안 박주영은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대표팀의 에이스로 군림해 온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갖지 못하며 경기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최 감독도 박주영의 경기력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의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이동국이 앞선다고 봐야 한다.
이동국은 지난 시즌 16골 15도움을 올리며 전북 닥공 축구의 핵심으로 뛰며 K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지만 당시 대표팀을 맡았던 조광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아직 박주영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원톱으로 내세우는 옵션을 선보였다. 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명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박주영이 가세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최강희 감독이 박주영에 대해 어떻게 판단을 내리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박주영은 지난해 아스날 유니폼을 입은 후 완전히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있다. 최근에도 16일 AC 밀란(이탈리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물론 19일 선덜랜드와 FA컵 16강전 모두 결장했다. 아르센 웽거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지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박주영은 보이지 않았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최 감독은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 머릿속에 있는 것과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직접 체크하겠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동국과 박주영의 원톱이냐 혹은 이동국과 박주영이 함께 뛰는 투톱이냐 또는 새로운 전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냐가 관건이다. 첫 번째 훈련서 이동국을 내세운 것은 확실한 믿음의 증거이기도 하다.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는 곧 이뤄진다.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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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 영암=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