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참' 김상식의 '재빠름'이 의미하는 것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2.21 07: 29

"그렇게 빠를 수가 없더라고요".
최강희(53)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0일 전남 영암에서 공격과 수비를 나누어 전술훈련을 소화했다. 약 30분간 자체 연습경기도 가진 대표팀은 조끼와 비조끼팀으로 나뉘어 실력을 뽐냈다.
이번 대표팀에는 두 명의 70년대생이 있다. 전북에서 최강희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김상식(36)과 이동국(33)이 그 주인공. 이동국은 79년생이고 김상식은 76년생이다. 따라서 김상식은 이번 대표팀의 최선참이다.

2007년 아시안컵 이후 5년 만에 발탁이다. 본인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팀의 중심을 잡기 위해 최강희 감독이 선택했다. 선수들은 '상식이형'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넉살 좋은 그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후배들에게도 먼저 말을 건네면서 분위기를 훈훈하게 이끌고 있다.
김상식은 "대표팀에 뽑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뽑히고 나니 부담감이 앞선다. 감독님은 내가 대표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를 원하고 있는 만큼 그 역할에 충실하겠다"면서 "만약 기회를 얻어 경기에 나선다면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표팀에 오랫만에 이름을 올린 김상식은 오히려 행동이 더 재빨라졌다. 이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나타났다. 대표팀 소집 후 식사를 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 먼저 나온 김상식은 직접 테이블의 가스불을 켰다. 그때 갑작스럽게 불꽃이 확 타올랐다. 그러자 김상식은 노장(?) 답지 않게 재빠르게 몸을 피해 화상을 면했다.
이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 오랫동안 대표 선수들과 생활해 본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당시 김상식의 행동이 그동안 봤던 모습 중 가장 재빨랐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김)상식이가 그렇게 빨리 피하는 것은 처음 봤다.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의지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전했다.
마음 속 의지란 경기 출전에 대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나이가 들어 플레이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벼랑 끝 승부인 쿠웨이트전에서 김상식은 이른바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설 수 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분명히 안정적인 경기를 이끌 수 있기 때문.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상식은 적극적으로 전방으로 나서기 보다는 후방에서 포백 수비라인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감은 누구보다 좋을 수 있다. 또 경험을 바탕으로 위험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최강희 감독에게 중요한 옵션 중 하나다. 
2007년 아시안컵에서 음주파동을 일으켰던 그는 대표팀에서는 잊혀진 존재였다. 또 현재도 그가 선발 출장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의 몸은 예상과 다르게 반응했다. 이처럼 언제든 준비해야 그의 활약이 쿠웨이트전에 대한 예비책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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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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