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후배들이 먼저 찾는 선배 되고 싶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2.21 06: 23

“후배들이 먼저 찾는 선배가 되고 싶다. 어린 선수들의 멘토가 되어 후배들의 성장을 유도하고 곧 팀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겠다”.
봉중근은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기록하며 팀의 진짜 에이스로 자리하고 있다. 실력뿐이 아닌 타고난 인성과 리더십을 통해 후배들을 이끄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LG의 신예 투수들 역시 “(봉)중근 선배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고”고 말한다.
하지만 봉중근은 지난 시즌 상당 시간을 후배들과 떨어져 있어야 했다. 시즌 중반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현재 봉중근은 올 시즌 초 복귀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보통은 재활 과정이 한두 번 정착되곤 하는데 봉중근의 팔꿈치는 브레이크 없이 날로 호전되고 있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집중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5월에 불펜투수로 복귀하는 게 현재 목표다. 원래 올스타전 이후 선발투수로 등판하려고 했는데 수술 후 재활 과정이 한 번도 막히지 않고 잘 되고 있다. 팀에 보탬이 된다면 불펜도 상관없다. 현재로선 5월에 1군 마운드를 밟도록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재활에 매진하는 한편 후배들을 챙기는 것 역시 빼놓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LG는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야쿠르트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이날도 봉중근은 후배 임찬규와 함께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전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뛸 때 그렉 매덕스, 존 스몰츠, 훌리오 프랑코 등이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을 지켜봤었다. 신인 선수가 첫 승 했을 때 축하해주고 선물해주는 거, 첫 패 했을 대 위로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저런 선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은 에러 하나, 불넷 하나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그럴 때마다 후배들을 바로 잡아서 경기에 집중하게 하는 게 선배 역할이 아닌가 싶다”.
봉중근이 유난히 후배들을 챙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후배들의 성장을 통해 팀 전체가 상승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이는 LG 뿐이 아닌 한국 야구계 전체에도 통용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개인 성적만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하나하나를 후배들과 나누는 게 선배의 의무라 생각하고 있다.
“재활이 잘 이뤄진다면 올 시즌 이후 다시 WBC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태극마크 달고 뛰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우리 팀의 (임)찬규 등 어린 선수들이 WBC에 나가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팀의 신예선수들이 어서 성장해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다”.
봉중근은 LG가 9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있는 원인으로 마음가짐을 꼽았다. 승리가 반복되면 이기는 버릇이 들고 그러다보면 경기장 내외에서 받는 압박을 즐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 LG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마음가짐을 지니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잘하는 팀들을 보면 이기는 버릇, 경기를 즐기는 버릇이 있다. 강팀 선수들은 무대를 지켜보고 있는 꽉 찬 관중들, 언론·주변인들로부터 관심 받는 것을 즐길 줄 아는 마음가짐이 있다. 우리 팀도 한 번만 4강에 가면 그런 마음가짐이 생겨서 쭉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이 될 것이다. 항상 마운드가 불안했는데 작년에 선발 야구가 됐다. 올해 찬규가 선발진에 합류해서 잘 해주고 나를 비롯한 (이)상열이형, (이)대진이형 등의 베테랑등이 불펜에서 받쳐주면 마운드는 더 강해질 것이다. 타선이야 워낙 좋았기 때문에 마운드만 되면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봉중근은 올 시즌 목표로 개인, 혹은 팀 성적에 관한 것이 아닌 후배들과 가장 관계가 돈독한 선배가 되는 것으로 정했다. 자신으로 인해 팀 전체가 하나로 뭉치고 후배들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올 시즌 목표로 4강에 가겠다는 말을 하기 보다는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이 먼저 다가오는 선배가 되고 싶다. 어린 선수들의 멘토가 돼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여 팀 전체를 강하게 하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는 선수들이 4강에 대한 압박이 강하다 보니 경기만을 보고 다른 곳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이)병규형, 진영이도 그렇고 고참 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 나도 누구보다 그런 역할을 잘하는 선배가 되고 싶다”.
drjose7@osen.co.kr
LG 트윈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