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인 ‘초롱이’ 이영표(35, 밴쿠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 비화를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친한파’ 파트리스 에브라(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등장했다.
이영표는 지난 17일 출간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영웅전'(브레인스토어, 홍재민-조한복 공저)에서 2005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토튼햄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영표는 이에 대해 “모나코와 이적 협상이 거의 끝난 상태였다”라며 “지금 맨유에서 뛰는 파트리스 에브라의 후임자로 나를 점찍었다”라고 밝혔다.
아인트호벤 소속 시절 이영표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2004-05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시즌 종료와 함께 유럽 빅클럽들이 아인트호벤 주축 선수들을 데려가기 위해 달려들었고, 박지성 역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에 성공했다.

물론 이영표도 예외가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3~4개 구단과 포르투갈의 FC 포르투 그리고 당시 프랑스 리그1의 강호였던 AS모나코에서 오퍼를 보내왔다.
이영표에 따르면 모나코의 사령탑이었던 디디에 데샹(현 마르세유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했다고 한다. 모나코의 왼쪽 풀백으로 뛰던 에브라가 맨유로 가게 해달라며 구단과 마찰을 빚자 데샹 당시 감독이 그의 후임으로 이영표를 낙점해 뜨거운 구애를 보낸 것이다. 당시만 해도 모나코는 2003-04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는 등 유럽 강호로 통했다. 에브라를 비롯해 마이콘, 아데바요르 등 정상급 선수들이 소속돼 있었다.
그러나 이영표는 여름 이적시장 막판 토튼햄이 자신의 바이아웃 금액을 상회하는 좋은 조건을 보내오자 전격적으로 프리미어리그행을 선택하게 됐다.
대체자 영입에 실패한 모나코는 부랴부랴 에브라를 팀에 잔류시켰지만 결국 2006년 1월 이적시장에서 맨유 이적에 합의해야 했다. 맨유에서 자리잡은 에브라는 공교롭게도 이영표의 후배 박지성과 단짝이 되어 묘한 한국인 커넥션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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