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스러우면서도 배우스러운 마스크다. 두 가지 얼굴이 묘하게 뒤섞여 있는 이 남자, 은근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슬림한 몸매와 큰 키가 시선을 끌지만 무엇보다 날카로운 눈매와 반듯하고 오똑한 코, 갸름한 얼굴로 ‘3초 조인성’이라는 애칭이 생긴 신예 배우 지윤호다. 쑥스러운 듯한 웃음을 짓는 그는 마치 신인시절의 조인성을 생각나게 한다.
지윤호는 종합편성채널 MBN 일일시트콤 ‘갈수록 기세등등’에서 눈치 없는 이등병 차윤호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꽃미남 같은 얼굴로 ‘3초 조인성’뿐만 아니라 ‘꽃이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저한테는 정말 영광이고 좋아요. 최고의 배우를 닮았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잘생긴 사람을 닮았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아요. 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인성 선배님과 비슷한 점이 없지 않아 있지 않을까요.”(웃음)
쑥스러워 하는 그에게 롤모델이 누구냐고 물어보니 갑자기 진지한 눈빛으로 변하면서 “하정우 선배님이요!”라고 답했다.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하면서 대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하정우 선배님 얘기가 전설처럼 내려와요. 예술학교이다 보니 선후배 관계가 엄격해서 학교생활이 쉽지 않은데 하정우 선배님은 열심히 학교도 다니면서 회장까지 한 걸 보면 정말 대단해요. 하정우 선배님과 김강우 선배님이 학교에서 같이 한 연극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베스트로 뽑혀요.”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지윤호는 하정우와 같이 전설적인 연극작품을 하는 게 목표다. 하정우의 연극을 보고 감동을 받은 본인처럼 후일에 어린 후배들이 자신이 참여했던 연극을 찾아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기특한 목표를 하나 가지고 있는 지윤호는 연기자로서 마음가짐 또한 그에 걸맞게 ‘참 착하다’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연기자에게 연기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데뷔 10년차 이상 배우의 진한 성숙함이 느껴졌다. 아직 21살의 청년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참으로 대견했다.
“기본은 인성이에요. 연기는 시간이 지나면 늘 수 있지만 인성은 그렇지 않아요. 처음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죠. 첫 작품에서 너무 많은 걸 바라면 힘들고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정하고 기본을 잘 지키면서 겸손하게 열심히 하려고 해요.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내 자신을 컨트롤 하면서 연기해야죠.”
이렇게 생각을 가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고 싶은 학교와 기획사에 들어갔고 하고 싶었던 시트콤에 출연해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말 그대로 순탄했다.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좋지만 좋지 않은 일 한 번 없이 평탄하게 연기하고 있어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 잘 풀렸고 그래서 조급함이 있었어요. 이제 대학교 2학년이 되고 군대 문제도 있고 빨리 현장에 가서 연기도 많이 해서 경력도 쌓고 싶었죠. 그런데 한 작품을 하더라도 최대한 배울 수 있는 걸 배우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첫 발을 내딛으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하나를 채워 넣은 지윤호, 그는 앞으로 전진 할 일만 남았다. 하정우 같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하정우 선배님을 꼭 만나고 싶은데 아직 먼발치에서도 못봤어요. 하지만 그런 분을 뵈려면 서로 대화가 통할 정도의 내공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막상 만났는데 주눅이 들어서 물어보고 싶은 것도 못물어볼 수도 있잖아요. 최대한 내공을 많이 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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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