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승부인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있는 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주전경쟁에 대한 확실한 선을 그었다. 이름값이 아니라 현재의 컨디션과 기량으로 뽑겠다는 말이다.
전라남도 영암에서 훈련을 펼치고 있는 최강희 감독의 머리는 아프다. 최 감독은 21일 오전 훈련을 시작하기 전 박주영(아스날)의 2군행 뉴스를 전해들었다. 박주영의 2군행으로 인해 전술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메트로는 이날 아스널의 아르센 웽거 감독이 박주영을 안드레이 아르샤빈, 마루앙 샤막 등과 함께 2군 리저브팀으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박주영은 이번 시즌 개막 직전인 지난해 8월 아스널에 입단했지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단 한 차례 출전, 7분 정도 뛰는 데 그쳤다.

메트로는 “박주영과 샤막이 시즌 초반 칼링컵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지만, 이제는 노르위치와 2군 경기 출전자 명단에 올랐다”며 “오는 26일 토튼햄전에 출전하려면 실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웽거 감독이 부진한 공격수들을 2군으로 내려 보낸 것은 이들의 실력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날 대표팀 훈련을 이끈 최강희 감독은 박주영의 2군행에 대해서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주전 공격수가 경기 감각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 최 감독은 "현지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2군에 내려간다고 해서 무조건 경기를 뛴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더라"고 밝혔다.
이어 최강희 감독은 "아스날은 2군 경기에 대개 유망주를 출전시킨다"면서 2군행이 단순히 부진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주영이 노리치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자 "아스날이 최근 선덜랜드에 패하더니 분위기가 안 좋긴 안 좋은가 보다"라고 말했다.
오후 훈련 시작 전에도 최 감독은 "아무래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능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면서 "훈련할 시간이 촉박하다면 그들을 당연히 경기에 내보내야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충분하다. 따라서 해외파들도 정상적인 컨디션이 돼야 경기에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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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