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전북의 10구단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양 쪽 모두 공통적으로 하는 주장은 "야구 열기가 뜨겁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야구장이 좋고 시장성이 풍부해도 야구 열기가 없으면 아무런 소용없기 때문이다.
수원과 전북은 모두 프로야구단과 함께 한 경험이 있다. 수원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가 8년간 임시 거처로 삼았던 곳이다. 전북은 쌍방울이 전주를 기점으로 1990년부터 1999년까지 10년간 함께 한 인연이 있다. 그러나 그 시절 수원의 현대와 전주의 쌍방울은 관중동원에 있어 한계가 너무나도 뚜렷한 팀들이었다.
수원은 현대가 서울 입성을 위해 인천을 뒤로 하고 잠시 머무는 임시 거처였다. 태생적으로 많은 인기 모으기에 한계가 있었다. 8년간 경기당 평균 관중 2151명. 현대의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지만, 관중동원은 언제나 밑바닥이었다.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도 관중이 차지 않을 정도였다. 현대에 대한 수원의 반응은 철저한 무관심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는 게 수원시의 주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그때랑 지금은 대한민국의 야구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 달라졌다. 이곳에서도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연고팀이 생기면 관심 높아질 것"이라며 국민 스포츠로 발돋움한 프로야구의 인기와 진정성을 보이는 진자 연고팀이 온다면 열기가 뜨거워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수원에 비해 인구·교통망에서 뒤지는 전북은 야구 열기가 최대 강점이다. 전북 도 관계자는 "인구가 많다고 전부 야구 보러 가는 건 아니다. 전북은 예부터 야구 열기가 대단히 뜨거운 곳이다. 전북의 야구 열기가 높다는 건 야구인들도 100%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로 대표되는 전북의 야구 열기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쌍방울과 함께 한 10년간 전북의 관중동원 능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쌍방울이 전주를 연고로 삼은 1991~1999년 경기당 평균 관중은 2500명. 페넌트레이스 2위로 최고 성적을 낸 1996년 평균 4221명을 동원했지만, 9년간 빠짐없이 관중동원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장성의 한계를 드러냈으나 쌍방울 구단의 지원이 미비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전북에는 여전히 쌍방울을 그리워하는 충성도 높은 팬들이 많다.
수원과 전북 모두 과거에는 실패한 연고지였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고, 사정이 달라졌다고 자신한다. 10구단 유치를 위해 물밑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수원과 전북은 시·도민들도 직접 10구단 유치를 위한 서명 운동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이다. 그만큼 야구에 목말라 있다. 과연 어느 쪽의 야구 열기가 더 강하게 전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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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구장-수원구장(위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