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친 홈런' 최진행, 예사롭지 않은 거포 본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2.22 14: 29

거포 본능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한화 거포 최진행(27)이 연습경기 첫 날 첫 타석부터 예사롭지 않은 대포를 뿜어냈다. 최진행은 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와 연습경기에서 2회초 첫 타석에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한화의 유일한 득점이 바로 최진행의 홈런으로 만들어졌다.
김태균이 빠진 가운데 4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최진행은 요코하마 우완 선발 고바야시 히로시를 상대로 1~2구 모두 스트라이크로 흘려보냈다. 하지만 파울 커트 하나와 2개의 볼을 골라낸 뒤 6구째 바깥쪽 공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밀어친 홈런이라는 게 의미있었다. 지난해 최진행은 홈런 19개 중 12개가 좌측으로 넘었다. 좌월 홈런이 12개, 좌중월 홈런 1개로 전체 홈런의 68.4%를 차지했다. 중월(3개)·우중월(2개)·우월(1개) 등 밀어친 홈런보다 훨씬 많았다. 전형적인 풀스윙 히터로 당겨친 결과.
하지만 데뷔 첫 풀타임 4번타자로 활약하며 32홈런을 넘긴 2010년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좌월(13개)·좌중월(5개) 홈런이 우중월(1개)·우월(1개) 홈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가장 이상적인 홈런으로 꼽히는 가운데 담장 넘어간 중월 홈런이 12개에 달했다. 무조건 당겨치기만 한 게 아니었다.
최진행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좌완 투수 시노하라 다카유키를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파울을 커트한 뒤 5구째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한대화 감독은 "최진행의 스윙 궤적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올해 잘 할 것 같다"고 장담하며 "김태균보다 홈런을 많이 치면 어쩌나"라는 농담까지 할 정도로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배트 무게도 지난해 870~880g에서 900g으로 조금 더 늘렸다. 타고난 힘에 배트 무게까지 더해지니 장타력이 배가됐다. 김태균도 "내가 진행이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없다. 나보도 홈런을 더 많이 친 타자"라며 "둘이서 70홈런을 치기로 목표를 잡았는데 진행이가 40개 칠 것 같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이어트로 몰라보게 날렵해진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 최진행은 지난해 자신을 짓눌렀던 부담감에서도 벗어났다. 그는 "작년에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타격을 했다. 정확성에 신경 쓰다 보니 장타력을 잃었다"며 "올해는 원래의 스타일대로 과감하게 휘두를 때는 과감하게 휘두르겠다. 홈런 30개 이상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으며 밀어치기에도 눈을 뜨고 있는 최진행. 올해 홈런왕 레이스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waw@osen.co.kr
한화 이글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