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28)가 첫 실전등판에서 흔들렸다. 배스는 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DeNA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어디까지나 연습경기라고 하지만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게 아쉬웠다.
이날 배스는 1회말 첫 타자 아라나미 쇼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차례로 2루-3루 도루를 허용했다. 좌전 적시타를 치고 나간 이사카와 다케히로에게도 2루 베이스를 내줬다. 모리모토 히초리도 안타로 출루시킨 뒤 2루 도루를 막지 못했다. 1회에만 도루 4개 헌납. 땅볼과 폭투로 실점한 이유가 여기 있었다.

배스는 2회에도 키타 아츠시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2루 도루를 허용했고, 3회에도 볼넷으로 출루한 아라나미의 2루 도루를 바라봐야 했다. 3회까지 매회 첫 타자를 출루시킨 뒤 도루까지 허용하다 보니 힘겨운 피칭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수비 실책과 폭투도 2개씩 겹쳤다. 4실점 중 자책점은 1점. 타자가 아닌 주자와 싸워야 했다.
배스는 애리조나 투산 1차 스프링캠프에서 치러진 마지막 자체 평가전에서도 2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맞고 3실점했다. 실책과 포수 패스트볼 그리고 도루를 2개 허용한 탓이었다. 요코하마전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류현진과 함께 좌우 원투펀치를 이뤄야 할 배스이기에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커져간다.
한대화 감독은 "전체적으로 투수들의 페이스가 잘 올라오고 있다"고 만족하면서도 "배스는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를 유보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코치진의 가장 큰 숙제"라며 "미국에서 해오던 게 몸에 배어있다. 외국인 투수이기 때문에 100% 전력으로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빨리 자기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배스가 흔들리고 있는 건 그의 투구 때문만은 아니다. 유독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수비진의 실책이 많았고, 도루 저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배스는 요코하마전에서 아웃카운트 9개 중 5개를 땅볼로 처리할 만큼 전형적인 땅볼 유도형 투수. 안정된 내야 수비가 뒷받침되어야 배스의 제대로 된 실력 발휘가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투포수 배터리간의 호흡을 통한 주자 견제, 견고한 내야 수비는 한화가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이다. 이는 곧 배스의 잠재력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느냐 여부와도 맞닿아 있다. 배스의 부진은 한화의 코칭스태프와 수비진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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