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주적, '4월 징크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2.22 06: 36

"4월부터 6월까지만 잘 하면 진짜 자신 있는데…".
과연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3년 동안 이어 온 '4월 징크스' 극복이 가능할까.
롯데의 별명 가운데 하나로 '봄데'가 있다. 시범경기는 항상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주다 정작 시즌에만 돌입하면 초반 힘없는 플레이를 보여줘서 붙은, 조금은 불명예스런 별명이다. 실제로 롯데는 최근 3년 동안 4월까지 시즌 승률이 모두 3할대를 기록했다. 2009년 4월 승률 3할4푼8리를 기록, 꼴찌로 시즌을 시작한 것을 비롯해 2010년은 4월까지 승률 3할9푼3리에 머물렀다.

지난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신임 양승호 감독 체제가 첫 선을 보인 4월, 롯데는 7승 14패 2무 승률 3할3푼3리로 7위까지 내려앉았다. 팀 평균자책점은 4.91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팀 타율은 2할5푼1리로 나쁘지 않았으나 시즌이 끝난 뒤 롯데의 팀타율이 2할8푼대에 이르렀던 걸 감안해 본다면 분명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4월 한 달간 97점을 얻고 119점을 내 줬으니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든 게 사실이었다.
당시 양 감독은 팬들의 거센 항의로 호된 롯데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부산에서 가장 먼저 배운 사투리가 '단디(제대로)'였다"며 작년 시즌 초반을 떠올렸다.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던 롯데지만 날이 더워지며 힘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창단 첫 정규시즌 2위라는 성과를 거두고 시즌을 마쳤다. 이어 "1위 삼성과는 6.5경기 차이가 났다. 만약 4월에 승률 5할만 했다면 3경기 차로 좁힐 수 있었다. 그 페이스로 유지했으면 시즌 막판에는 순위 싸움이 볼만했을 것"이라며 입맛을 다셨다.
롯데가 최근 몇 년동안 시즌 초반에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양 감독은 "2009년과 2010년은 훈련이 부족해서 그랬다는 판단에 작년은 스프링캠프 때 훈련도 열심히 했다. 그래도 희한하게 성적이 안 나오더라"면서 "작년 4월엔 1사 이전 주자를 3루에 놓고 19번이나 점수를 못 냈다. 선수들이 잘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심해서 그런 것 같다"고 분석을 내 놓았다.
올 시즌 전력 누수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양 감독의 우선 목표는 시즌 초반 선전이다. 그는 "4월부터 6월까지만 잘 하면 진짜 자신 있다"며 말 끝을 흐렸다. 일단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무엇보다 불펜을 지켜줄 것이라 기대했던 정대현이 시즌 초반 무릎 수술로 결장이 불가피하다. 불펜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 한다면 자칫 지난해 초반처럼 매 경기 고전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시즌 초반 성적을 위한 관건은 부상 관리다. 양 감독은 "지난해 삼성이 순항할 수 있었던데는 마운드 주요 전력들이 부상없이 한 시즌을 보낸 게 컸다. 우리 팀이 여름에 들면서 성적이 올라간 것도 우리는 부상 선수가 없어 전력을 유지했지만 경쟁팀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탓이 컸다. 시즌은 길기 때문에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고 신중한 답변을 내 놓았다.
끝으로 양 감독은 "정대현이 시즌 중반 아픈 것보다 차라리 지금 아픈 게 낫다. 또 정대현이 없더라도 누군가가 나타나 역할을 해 줄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올 시즌 초반은 다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롯데의 한 해 농사는 '고난의 계절'이었던 4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초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해 '해피엔딩'을 맞았다. 분명한 것은 초반에 좀 더 잘 했으면 훨씬 쉽게 시즌을 풀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올 시즌 롯데의 4월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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