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균재 인턴기자] 시련의 계절을 걷고 있던 박주영(27, 아스날)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박주영은 최근 아스날에서 3경기 연속 출장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에는 리저브팀(2군)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박주영은 22일 새벽 열린 노리치 시티와 리저브팀과 경기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1도움을 올려 아르센 웽거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반면 경쟁자 마루앙 샤막은 상대의 깊은 태클에 부상을 당해 전반 30분 교체 아웃되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스날은 박주영의 활약에 힘입어 5-0 대승을 거뒀다.
박주영은 경기 초반부터 좋은 움직임을 선보이며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요시 베나윤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것을 박주영이 탁월한 위치 선정에 이은 마무리로 골로 연결시켰다.
박주영은 이후 프리킥 찬스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등 추가골을 노렸지만 더이상 득점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후반 13분 베니크 아포베의 세 번째 골을 도우며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박주영은 최근 1군 무대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가진 것을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만을 부여 받았다.
박주영의 2군 행은 분명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지만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감을 유지할 수 있다. 1군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2군 무대라도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PL 2군 무대라면 경쟁력도 있거니와 선발 출장의 가능성도 높다. 설사 교체로 들어와도 꽤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만약 박주영이 노리치 시티전서 그랬듯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오는 26일 펼쳐지는 토튼햄과 북런던 더비에 교체 출전도 바라볼 수 있다.
현재 아스날은 한국 대표팀이 요청한 박주영의 조기 소집에 응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불발이다. 박주영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평가전(25일) 이틀 뒤인 27일에나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박주영의 2군 무대 활약은 최강희호에도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가 1군 무대에서 뛰는 것이 더 좋겠지만 당장 29일 쿠웨이트전을 치러야 할 최강희호의 긴박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박주영의 실전 경험은 비록 2군 무대라도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어차피 박주영이 우즈벡과 평가전에 합류하지 못한 채 쿠웨이트전을 치러야 한다면 2군 무대에서 실전을 통해 감각을 찾는 것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가지 숙제는 남았다. 박주영과 대표팀의 호흡 문제다. 27일 합류한다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조광래호 시절 이동국과 호흡도 좋지 못했던 터라 걱정이 드는 건 사실이다.
다만 위안인 것은 과거 박주영이 아스날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도 대표팀에만 오면 펄펄 날았다는 것이다. 박주영은 최근 열린 월드컵 3차 예선 4경기(레바논 전 결장)와 친선경기 1경기에 출전해 무려 8골을 집어 넣었다. 쿠웨이트전서 박주영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제 칼자루는 웽거 감독과 최강희 감독이 쥐고 있다. 웽거 감독은 아스날의 성적 부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최강희 감독은 한국의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걸린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있다. 물러설 수 없는 곳에 서있는 이들이 소속 팀과 대표팀에서 박주영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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