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부상자가 많이 나오는 건 그만큼 훈련 열기가 뜨겁기 때문이다. 훈련량은 문제가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중도귀국 선수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년동안 2명 밖에 중도귀국을 하지 않았던 롯데는 올해만 8명이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야했다. 일각에서는 늘어난 훈련량이 선수들의 부상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 놓기도 한다.
그렇지만 팀 내 최고참인 조성환은 늘어난 훈련량이 부상의 원인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조성환은 "지금 훈련량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벽까지 잠을 안 자면서 훈련을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나와 홍성흔 선수가 따라가는 훈련이면 결코 많은 훈련량은 아니다. 훈련량 증가가 부상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조성환은 제리 로이스터 전임 감독시절 팀 컬러였던 '자율 야구'의 핵심 선수 가운데 하나였다. 만약 바뀐 팀 컬러와 훈련 스타일 때문에 야기된 부상이라면 전임 감독시절 핵심 선수들이 먼저 영향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 부상자는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정대현과 군에서 막 제대한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조성환이 진단하는 부상 이유는 선수들의 훈련 열기 때문이다. 그 어느 해보다 롯데 캠프는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투수 쪽은 양승호 감독이 핵심 불펜을 제외한 대다수 선수를 대상으로 선발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고 야수 쪽은 새로 추가된 전력이 끊임없이 주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은 가속 페달을 밟을 때와 잠시 쉬어 갈 때를 구분하지 못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조성환은 "나와 홍성흔 선수가 선수들을 모아놓고 '너희들 열심히 해라'는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대신 '아프면 안 된다. 아픈 데는 없냐. 무조건 건강하고 부상 안 당하는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젊은 선수들은 잘 하고싶은 욕심에 아픈데가 있더라도 열정이 앞서는 거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조성환은 사이판 1차 캠프에서 내야수 양종민과 같은 방을 썼다. 사이판에서 양종민은 수비쪽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 조성환은 후배에게 "정말 많이 좋아졌다. 이 페이스면 시즌때는 문규현을 위협할 만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지만 양종민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사이판 캠프 막판에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했다. 조성환은 "괜히 내가 칭찬을 해서 종민이가 몸이 아픈데도 무리한 게 아닌가 해서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고 후배 걱정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조성환은 캠프에서 중도귀국을 했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거나 중도 귀국해 상동구장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조성환은 "나도 한 번 중도 귀국을 해 봤고 홍성흔 선수도 2008년 전지훈련을 떠나지 않고 개인훈련을 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성적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서 "중요한 건 정신력이다. 국내에서 훈련을 한다고 낙심하는 게 가장 바보같은 일이다. 그러면 올해 1년은 버렸다고 보는 게 맞다. 어디에서 야구를 하든 똑같다. 지금 상동구장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후배들이 그걸 마음에 담아 뒀으면 좋겠다"고 했다.
끝으로 조성환은 올 시즌이 롯데 구단에겐 중요한 한 해가 될 거라며 지금 부상자가 나오는 작은 시련이 연말엔 좋은 성과로 맺어지길 기원했다. "결과론적으로 시즌이 끝났을 때 만약 성적이 좋지 않다면 지금의 부상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힐 수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선수들의 넘치는 열정이 결국 좋은 성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팀은 지금 명문 구단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내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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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