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인들의 애리조나 사랑방 ‘아소’(AH-SO)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2.24 09: 44

한바탕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들썩이게 했던 한국 프로야구단이 모두 철수했다. 지난 20일 두산 베어스를 끝으로 피닉스 인근에 스프링캠프를 설치했던 프로야구 3개 구단(넥센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이 제2 캠프지인 일본을 향해 떠났다.
모두가 떠났지만 그래도 내년을 기약하며 피닉스를 지키고 있는 곳이 있다. 이번 한국 프로야구 3개 구단이 피닉스 인근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동안 사랑방 구실을 했던 ‘아소(AH-SO)'가 그곳이다. 아소는 스시와 스테이크를 주로 판매하는 한인이 운영하는 피닉스 최고의 고급 퓨전 일식당이다. 피닉스 인근에 5개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이 식당의 이능기 사장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인 피닉스 교포이다.
예전부터 한국 프로야구인들과 친분을 쌓아왔던 이 사장은 이곳에 한국 프로야구단이 스프링캠프를 차리면서 한국 야구계 인사들과 더욱 가까워졌다. 직접적으로는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의 저녁식사를 책임지는 한편 KIA와 두산 선수단이 아소 식당을 자주 찾으면서 이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한 신경을 썼다.

특히 넥센 선수단의 식사를 맡으면서 넥센 선수단에는 안팎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 피닉스 지역에서 한식에 일가견이 있는 요리사들을 채용, 최고급 식재료로 넥센 선수들의 입맛을 돋우고 영양을 책임졌다. 덕분에 넥센 선수들은 집에서 먹는 것처럼 이역만리 타국땅에서 한식을 맛보며 체력을 보충, 훈련에 열중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사장은 넥센 선수단과 항상 함께 움직이면서 선수단의 통역을 비롯해 현지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사장의 아소가 유명해지면서 넥센은 물론 KIA 선수단의 코칭스태프도 아소를 찾아 회식을 갖는 등 피닉스를 찾은 한국 야구계 인사들의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했다.
사실 아소는 이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스타들은 물론 한국 야구계 인사들이 피닉스를 찾을 때면 들르는 명소이다. 특히 시애틀 매리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프링캠프에 인접해 있는 피오리아 점포가 유명하다. 한국인 빅리거였던 박찬호, 김병현, 현역 메이저리거인 추신수, 그리고 일본인 스타인 이치로 등 동양계 빅리거들은 물론이고 미국 메이저리거들도 자주 찾는 식당이 아소이다.
이곳을 경영하고 있는 이능기 사장은 한국 야구인들과도 친분이 두텁다. 2006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애리조나에서 훈련 캠프를 차렸던 대표팀 관계자들도 이곳에서 자주 식사를 했다. 특히 ‘국민타자’ 이승엽과도 가깝다는 것은 이 지역에서 잘 알려진 사실. 삼성 라이온즈가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 캠프를 차렸던 적이 있어 인연이 됐는데, 이승엽이 지바 롯데에서 활약하던 시절인 2005년 여름 일본으로 초청해 VIP석으로 모셨던(?) 일도 있다.
이능기 사장의 아소로부터 저녁 식사를 제공받은 넥센 선수단은 그 맛과 질에 만족했다. 넥센 장정석 매니저는 “한식 요리에 능한 아주머니들이 선수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을 매일 색다른 메뉴로 제공, 선수들이 맛있게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내년에도 이 분들과 아소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 사장과 아소 매니저 김진현씨는 열과 성을 다해 넥센 선수단을 지원했다.
◆AH-SO가 무슨 뜻?‘AH-SO’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몇 년 전 아키히토 일왕이 미국을 방문했다. 이때 부시 대통령과 만나 환담을 나누는 장면이 TV에 잡혔는데 여기서 아키히토 일왕이“아(ぁ), 소(そ)~”라는 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이 화면에 자주 비춰졌다. “아, 그렇군요” 정도의 뜻을 지닌 것이었는데, 이 말이 한동안 미국에서 유행어가 됐다. 어감이 경쾌하고 머리 속에 잘 남는 말이어서 일본식 레스토랑의 상호로 사용되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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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한국 야구인들의 사랑방인 '아소'의 주인장인 이능기 대표(맨 왼쪽)가 이전부터 친분을 쌓아온 박흥식 넥센 타격 코치, 이순철 KIA 수석 코치와 아소에서 기념촬영을 가지고 있다.
쉬는 날을 맞아 아소를 찾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빅리거로 활동했던 김병현(넥센)과 다정하게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김진현 아소 매니저.
'아소' 피오리아 지점의 외부 전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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