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사극 '해품달', 이보다 더 '트렌디' 할 수 없다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2.02.23 10: 15

40%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궁중 사극 MBC ‘해를 품은 달’이 사실은 트렌디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모든 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해를 품은 달’은 초반 판타지와 사극이 결합된 새로운 스타일의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열광을 끌어냈다. 그 외도 좋은 대본, 배우들의 열연 등이 더해지며 매회 승승장구, 국민드라마에 등극했다.
하지만 사실은 ‘해품달’이 시청자들을 매회 TV 앞에 끌어들이는 요인은 상류층 남자와 천한 신분 여자의 러브 스토리이다.

판타지와 사극이라는 큰 포장지를 벗겨내고 나면 그 속에 알맹이는 ‘시크릿가든’ ‘최고의 사랑’ 등 최근 큰 사랑을 받았던 트렌디 드라마와 동일 선상에 있는 작품인 것.
그 속에 트렌디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출생의 비밀, 기억 상실증 등의 요소가 함께 버무어지며 주인공 남녀의 사랑을 더 절절하게, 애절하게 만들고 있다.
남녀 캐릭터 역시 트렌디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재벌남과 캔디 캐릭터의 변주이다. 어릴 적 트라우마로 아무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까칠 재벌남은, 첫사랑을 잃은 슬픔으로 마음을 닫아버린 왕으로 변했고, 비록 비천한 환경이지만 꿋꿋하고 올곧은 서민 캔디는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분위기에 따라 신비스런 무녀로 환생했다.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는 이인자 양명(정일우) 역시 통상적인 트렌디 드라마 이인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훤(김수현) 못지 않은 배경에 훤과는 다른 따뜻한 캐릭터로 월(한가인)에게 자기 방식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것.
사극과 판타지라는 외피 속에 시청자들이 오랫동안 드라마를 사랑해왔던 그 요소들이 다 갖춰져 있는 ‘해품달’이야말로 역설적이만 가장 트렌디한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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