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충체, 김희선 인턴기자] 2위 추격을 노리던 현대캐피탈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덜미를 잡혔다. 5위 드림식스가 3위 현대캐피탈을 홈에서 꺾고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드림식스는 23일 서울장충체육관서 열린 '2011-2012 NH농협 프로배구' 남자부 5라운드 경기서 현대캐피탈을 맞아 세트스코어 3-1(25-20, 25-22, 17-25, 30-28)로 승리하며 꺼져가던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미약한 불씨를 살렸다.
무엇이 드림식스 선수들을 바꿔놓은 것일까. 드림식스는 시종일관 현대캐피탈을 리드했다. 특히 공에 대한 끈질긴 집중력을 보이며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을 무효화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김정환(19득점)과 박상하(13득점, 공격성공률 76.47%)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김정환은 고비 때마다 강력한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드림식스의 공격을 이끌었고 박상하는 김광국이 세트한 공을 속공으로 연결시켜 현대캐피탈 추격의 의지를 꺾었다. 신영석(16득점)과 최귀엽의 활약 역시 드림식스의 승리를 이끈 주역이었다.
초반 드림식스의 기세가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최귀엽의 서브가 절묘한 위치에 떨어지며 문성민이 리시브를 놓쳤다. 한번 기세가 살아나자 드림식스는 연속으로 7점을 따내며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였다. 7-1로 순식간에 차이가 벌어졌다.
당황한 현대캐피탈은 수니아스와 문성민을 앞세워 추격을 시도했지만 드림식스의 집중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이 10-9까지 따라붙은 시점에서 터진 김광국의 오픈 공격이 성공으로 이어지며 동점을 만든 드림식스는 맹폭을 이어갔다. 박상하와 최홍석이 공격을 주도했다. 여기에 임동규와 강민우가 연속으로 서브 범실을 기록하며 결국 드림식스가 25-20으로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역시 드림식스가 일방적인 맹공을 퍼부었다. 살아나기 시작한 김정환이 드림식스의 맹공을 주도했고 박상하와 최귀엽이 뒤를 받쳤다.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에서 번번이 실점을 허용하며 드림식스에 경기 내내 끌려갔다. 최태웅의 서브에이스와 상대의 범실성 플레이로 20-18까지 쫓아갔지만 펄펄 나는 김정환을 막지 못하고 드림식스에 25-22로 2세트마저 내줬다.
3세트 시작과 동시에 현대가 반격을 개시했다. 문성민의 퀵오픈과 시간차가 연속 득점으로 연결되고 수니아스 역시 점수를 보태며 6-11로 앞서나갔다. 1세트 초반 이후로 현대캐피탈이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드림식스는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3세트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드를 빼앗겨 흐름이 끊긴 드림식스는 조민의 서브 아웃에 더해 임동규가 퀵오픈을 성공시키며 점수차가 더욱 벌어졌다. 신영석의 서브 아웃으로 현대캐피탈은 벼랑 끝에서 3세트를 25-17로 따내며 셧아웃을 모면했다.
3세트를 빼앗긴 드림식스는 4세트에 더욱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신영석이 초반부터 속공으로 현대캐피탈을 흔들었고 김정환이 점수를 쌓았다. 그러나 3세트를 따내며 기세가 오른 현대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수니아스의 강력한 백어택과 오픈 공격이 드림식스의 코트에 내려꽂히며 13-14, 리드가 뒤집혔다. 이후로는 치열한 1점차 승부가 전개됐다. 현대캐피탈이 수니아스와 문성민의 백어택으로 도망가면 드림식스가 최홍석의 시간차와 박상하의 속공으로 쫓아갔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이 오갔다. 수니아스의 연속 공격으로 현대캐피탈이 22-24를 만들며 승기를 잡는 듯 싶었지만 최홍석과 박상하가 연달아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부는 듀스에 듀스를 거듭했다. 28-28까지 간 상황에서 수니아스 블로킹이 실패하며 리드를 잡은 드림식스는 30-28로 4세트를 따내고 승리를 거뒀다.
주전들의 고른 활약 아래 강적 현대캐피탈을 꺾은 드림식스는 11승 19패(승점 36점)를 기록하며 실낱같은 KEPCO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드림식스의 공격에 무너졌다.
주포인 문성민(11득점, 공격성공률 47.82%)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수니아스는 홀로 30득점(공격성공률 62.5%)을 기록하며 분투했지만 후반에 들어서야 살아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드림식스에 뼈아픈 패배를 당한 현대캐피탈은 17승 11패(승점 54점)로 2위 도약에 실패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팀 역대 통산 12000세트(3호)를 달성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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