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군 코치를 맡고 나서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게 바로 배려입니다".
투타 핵심이 빠진 자리를 채우기 위한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배려와 희생'이다. 내가 아니라 동료를 생각하는 작은 배려 하나에서 신뢰라는 싹이 트고, 신뢰라는 싹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아교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나 보다는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희생정신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결국 이 모든 건 선수단에 팀워크라는 열매로 돌아오게 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는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조각을 마쳤다. 권두조 수석코치가 지난해 윤학길 2군 감독이 맡고 있던 자리에 합류했고, 김무관 코치가 LG 트윈스로 옮긴 1군 타격코치 자리를 2군 감독이었던 박정태 코치가 채웠다.

권 수석코치와 박 코치가 궁극적으로 선수단에 이식하고자 하는 게 바로 팀워크다. 권 수석코치는 "롯데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1순위로 팀워크가 보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줄곧 피력하고 있고, 박 코치 역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더 나아가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팀워크가 최우선이라는 믿음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박 코치가 주장하는 팀워크는 그의 선수생활을 돌이켜본다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영원한 주장'으로 불리는 박정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근성'으로 대표되는 정신력이다. 사실 현재의 롯데 타선은 기량적인 측면에서는 8개 구단 가운데 최고로 손 꼽힌다. 여기에 팀 동료를 배려하고,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정신력까지 더해진다면 롯데 타선은 더욱 강해질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박 코치는 "타석에서의 배려는 별 게 없다. 내가 해결하려는 생각 보다 동료를 믿고 배려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코치가 배려와 희생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국 팀워크 때문이다. 박 코치는 "선수들에게 선수단 생활 속에서도 동료에 대한 작은 배려가 중요하다. 배려라는 게 큰 일이 아니다. 가령 엑스트라(추가 배팅훈련)를 할 때 내가 더 치고 싶더라도 동료가 몇 개라도 더 치게 양보하는 것도 배려다. 결국 배려는 팀워크로 돌아오게 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박 코치는 "1+1은 2가 아니라 41(넌센스 퀴즈, 1+1에서 '1+'를 붙여 쓰면 숫자 4와 비슷하기 때문) 이다. 그만큼 팀워크는 생각지도 못했던 시너지를 내게 된다. 야구는 팀워크의 운동이기에 배려와 희생을 아무리 많이 강조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박 코치가 가진 소망은 'Again 1992'다. 1992년 프로 데뷔 2년차였던 박 코치는 타율 3할3푼5리 14홈런 79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다. 그렇지만 그게 마지막 우승이 될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박 코치는 "1992년 우승의 감격을, 그리고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느꼈던 환희를 다시 재현하고 싶다"고 했다. 박 코치가 강조하는 '배려와 희생'이 올 시즌 롯데를 어떻게 바꿔놓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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