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에이스에 목말랐던 사자 군단에 거물급 투수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메이저리그 출신 미치 탈보트(29). 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선발진을 지키며 10승 고지를 밟았던 탈보트는 올 시즌 사자 마운드의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탈보트는 올 시즌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라며 "메이저리그 10승 투수답게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오키나와 전훈 캠프에 참가 중인 탈보트는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빠른 적응력을 과시하며 올 시즌 성공을 예고했다.
▲'알고도 못친다'…탈보트표 서클체인지업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 삼성 외국인 선수의 스카우트를 담당하는 이충무 과장은 탈보트의 서클 체인지업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18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탈보트는 1이닝 무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직구 최고 구속이 144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특히 서클 체인지업의 위력은 단연 돋보였다. 배영수는 "탈보트의 서클체인지업은 지금껏 내가 봤던 것 가운데 최고"라며 "정말 아무도 못 칠 수준"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이 과장은 "탈보트의 서클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수준에 속한다"고 전했다.
시즌 개막이 가까워질수록 탈보트의 구위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게 이 과장의 귀띔. 그는 "다들 탈보트의 투구 스타일에 대해 까다로운 편이라고 한다. 부상만 입지 않는다면 잘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기에 쌈싸먹는게 최고'…적응력도 으뜸
외국인 선수는 실력 만큼 적응이 중요하다. 탈보트는 사자 군단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동료 선수들과 장난을 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과장은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상당히 흥미를 느낀다"며 "힘들면 쉬어도 된다고 말해도 동료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타 구단과의 연습경기할때 등판 스케줄이 없더라도 지켜보려고 한다. 동료 선수들과 함께 하는게 선수로서 의무라고 여긴다. 간혹 훈련조에 편성돼 경기를 지키보지 못할 경우에는 동료 선수들의 성적에 대해서도 상세히 묻곤 한단다.
탈보트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일까. 이 과장은 "삼겹살, 갈비 등 고기를 구워 고추와 함께 쌈을 싸먹는 걸 가장 즐긴다. 미국 식당에 가지 않아도 된단다. 감독님께서 '한국에 가면 가장 먹고 싶은게 무엇이냐'고 물었을때 '갈비'라고 대답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탈보트의 삼성행, 저마노와 추신수 아내 조언 덕분
삼성의 2차 전훈 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온나 아카마구장에는 일본 구단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기자가 취재차 삼성 전훈 캠프를 방문했을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국제업무 담당 직원이 아카마구장을 찾은 적이 있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탈보트를 만나기 위해 왔다고 한다.
요미우리는 클리블랜드에서 자유 계약 선수로 풀린 탈보트를 영입하기 위해 미국 유타에 위치한 탈보트의 집까지 찾아갔다고 한다. 당시 탈보트는 지난해 삼성에서 뛰었던 저스틴 저마노와 추신수(클리블랜드 외야수)의 아내 하원미 씨의 조언 속에 삼성행을 결심했다는 후문. 이 과장은 "탈보트가 삼성에 오길 잘했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저마노와 추신수의 아내 영향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했다.
탈보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항상 이기고 싶은게 선수의 마음이지만 변수가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등판할때마다 이길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게 선발 투수의 역할"이라고 대답했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탈보트가 위력투를 선보인다면 사자 군단의 2연패 달성은 결코 어렵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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