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고든(34)이 변화구 삼매경에 빠졌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참가 중인 고든은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미치 탈보트로부터 서클 체인지업을 던지는 요령을 배우고 있다.
주무기인 커브를 비롯해 슬라이더, 포크볼, 컷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고든은 레파토리의 다양화를 꾀하며 올 시즌 한층 강해진 모습을 보여줄 예정. 외국인 선수의 스카우트 업무를 담당하는 이충무 삼성 라이온즈 운영팀 과장은 "고든이 탈보트에게 서클체인지업을 던지는 요령에 대해 자주 묻는다"고 전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지난해 SK에서 뛰었던 고든은 탈보트에게 자신의 전매 특허인 커브와 포크볼의 구사 노하우를 전수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1997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06년까지 외야수로 뛰었던 고든은 탈보트에게 국내 타자들의 성향까지 상세히 알려준다고 한다.

이 과장은 "국내 무대에서 뛰었던 고든이 탈보트에게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그리고 타자 입장에서 여러가지 조언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두 선수 모두 국내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좋은 부분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이 과장은 국내 무대에 안착하기 위해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탈보트와 고든의 노력에 미소가 절로 나온단다.
훈련 자세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훈련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오치아이 에이지, 김태한 투수 코치에게 "고칠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란다. 하지만 고든은 타자들의 훈련을 지켜본 뒤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녹초가 될 만큼 힘겨운 타자들의 훈련량에 기겁했다는게 이 과장의 설명. 고든은 이 과장에게 "내가 타자였다면 저렇게 못했을 것"이라고 손사래친 뒤 "한국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이 이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단다.
고든은 이달말 또는 내달초에 실전 등판에 나설 예정. 국내 무대 경험이 있는 만큼 굳이 서두를게 없다. 지난해 6승 4패(평균자책점 3.81)로 비교적 선전했던 고든은 올 시즌 신무기를 장착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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