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참 욕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1년에 260만명의 시민들이 찾는 시설물인 잠실야구장의 광고권으로 엄청 수입을 올리더니 이제는 가난한 넥센 히어로즈가 쓰고 있는 목동야구장까지 광고권을 팔아넘길 기세입니다.
지난 해 12월 서울시는 잠실야구장 광고권을 72억2000만원을 받고 광고대행사에 팔아넘기더니 최근에는 목동야구장까지 공개 입찰을 통해 광고권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홈 구단인 넥센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에서는 구장 광고권을 놓고 문제가 없는데 유독 서울에서만 문제가 되는 걸까요. 다른 도시들보다 잘나가는 수도이자 특별시인 서울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현재 구장 광고권을 자체 행사하는 지자체는 서울(LG·두산)과 대구(삼성), 광주(KIA)입니다. 하지만 대구와 광주는 추진 중인 새 야구장 완공시 장기 임대 형태로 구장 광고권을 구단에 부여할 방침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구장 건설에 구단측에서 일정액을 부담하는 대가이기도 합니다. 구장 신축에 구단들의 지원을 얻기 위해 지자체에서 도움을 요청했고 반대급부로 구장 명칭권, 구장 광고권, 장기 임대권 등을 부여하기로 한 것입니다. 구단들은 이 3가지 혜택을 발판삼아 그토록 염원하던 ‘구단 자립’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에 나선 것입니다.
제9구단 NC의 연고지인 창원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장 광고권을 구단에 부여했습니다. 또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나선 전북과 수원도 시소유 구장을 홈으로 쓸 기업체에 똑 같은 혜택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만 유독 구장을 가지고 수입올리기에 급급한 실정입니다. 물론 지자체도 소유 시설물을 적극 활용해 수입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민들이 보편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시설을 가지고 시설에서 공연을 하는 구단들을 힘들게 만드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야구계 인사들은 “잠실구장 같은 곳은 1년에 260만명(LG와 두산 입장관중)의 시민들이 찾는 곳이다. 1일 2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는 곳으로 서울시 어느 문화시설에 이처럼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느냐”면서 “이제는 야구장을 수익시설물이 아닌 공공재로 인식해야할 시점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런 차원에서 홈구단에 구장 사용권, 광고권 등을 주지 않느냐”며 서울시의 최근 행보를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 야구계 인사들은 “넥센을 제외한 다른 구단들은 그래도 탄탄한 모기업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연간 수백억원씩의 적자를 감수하고 운영할 수 있지만 넥센은 그렇지가 않다. 순수하게 야구단 자체 수입으로 운영하는 구단으로 목동구장 광고권까지 시에서 챙겨가면 구단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서울시의 목동구장 광고권 판매 입찰을 제고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됐던 아들의 징병검사 의혹을 말끔히 해소한데 이어 명예훼손까지 했던 강용석 전의원을 용서한다는 ‘통큰 배려’를 보여주신 박원순 시장께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야구장이 공공재라는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모기업의 지원이 없는 넥센 구단의 자생권을 해칠 수 있는 목동구장 광고권 입찰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시 담당 공무원들로서는 수익성을 높이는 것에 열과 성을 다하겠지만 서울시민의 행복권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시장께서는 다시 한 번 야구장에 대한 인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청능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