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갖춘 용병’, 국내 무대 활약도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2.24 13: 15

한 명은 뉴욕 양키스 불펜 필승조였고 또 한 명은 두 차례 메이저리그 10승 이상 경력을 지니고 있다. 최근 활약이 아쉬워 한국행 비행기를 탔으나 이름값은 충분히 높다. 두산 베어스의 새 마무리 스콧 프록터(35)와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선발 좌완 호라시오 라미레즈(33)는 과연 이름값을 할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1월 초순 더스틴 니퍼트(31)와 짝을 이룰 외국인 마무리로 프록터를 점찍고 미-일 전지훈련서 그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조 토레 감독의 남자로도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진 프록터는 1998년 LA다저스에 입단하면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으며, 2004년 뉴욕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프록터는 주로 셋업맨으로 활동했다. 특히 2006년~2007년은 아메리칸리그 최다경기에 등판하며 양키스의 선발투수들과 마무리 리베라를 이어주는 필승 계투조로 활약했고, 메이저리그 통산 307경기에 출장하여 18승 1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했다.

당초 테스트하던 좌완 계투 알렉스 그라만(35)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를 대체할 투수로 KIA가 영입한 라미레즈는 그저 ‘봉중근(LG) 절친’으로 소개하기는 아까운 투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169경기에 등판해 40승 35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한 라미레즈는 애틀랜타 소속이던 2003년 12승(완봉승 1회) 4패 평균자책점 4.00과 2005년 11승(완투승 1회) 9패 평균자책점 4.63 두 차례 10승 이상 경력을 지녔다. 메이저리그 특급 선발은 아니었어도 준수한 활약을 펼친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라미레즈의 경우는 2006년 5승에 그친 뒤 당시 시애틀 셋업맨 라파엘 소리아노와 트레이드된 뒤 야구인생이 꼬였다. 투수 지향적 세이프코 필드를 홈으로 2007년 8승 7패 평균자책점 7.16에 그친 라미레즈는 결국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일단 프록터의 경우는 팀 적응력 면에서 대단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니퍼트가 성실하고 매너있는 외국인 투수로 모범을 보이고 있다면 프록터는 ‘성실한 열혈남’의 이미지다.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프록터는 항상 “장소는 관계 없다. 한국에서도 내 야구를 펼치면서 팀의 좋은 성적에 보탬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내가 바라는 야구”라며 진지한 입장을 고수한다. 팀 적응력에 있어서는 만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프록터다.
불펜 피칭 시에도 프록터는 다양한 구종을 시험하며 좋은 제구력을 보여준다. 실제로 프록터의 불펜피칭을 바로 정면에서 지켜보며 느낀 장점은 살아 날아드는 직구가 제구된다는 점과 두 가지 확연히 다른 싱커를 던진다는 점. 지난해 애틀랜타-양키스서 공이 몰렸던 점에 대해서도 프록터는 “그 당시에는 내 몸에 대한 확실성을 발견하고 싶어 세게 던지는 데만 집중했다. 아프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느낀 지금은 제구에 신경쓸 수 있을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라미레즈는 이제 겨우 입단 계약이 공식 발표되었을 뿐이다. 140km대 중반의 좋은 직구를 던지는 데다 과거 다니엘 리오스처럼 빠른 템포의 투구를 보여주는 투수로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좋은 성적은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트레비스 블렉클리가 재계약에 실패한 데는 너무 활달한 성격도 지적을 받은 이유가 있다. 아직 KIA 선수단은 라미레즈의 불펜 피칭을 목격하지 못했다.
이름값으로는 여느 외국인 선수들을 넘어서는 두 투수. 그러나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고 스트라이크 존과 국내 타자들의 스타일에 적응해야 하는 등 과제는 산적해 있다. 프록터와 라미레즈가 메이저리그서 쌓은 자신들의 이름값을 그대로 증명할 수 있을까. 잘해야 본전, 못하면 쪽박이다.
farinelli@osen.co.kr
프록터-라미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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