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마구야 마구. 공이 이상하게 휘어".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24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 이날 오전 롯데는 투수들이 실전과 같이 타자들을 세워놓고 공을 던지는 라이브 배팅 훈련을 실시했다. 외국인투수 라이언 사도스키와 쉐인 유먼은 예정되었던 대로 라이브 배팅을 실시하며 구위를 점검했다.
라이브 배팅은 불펜 피칭과는 다르게 타자들을 타석에 세워 놓고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한다. 타자들 역시 투수의 공을 공략하며 타격 감각을 끌어올린다. 말 그대로 실전 훈련과 가장 의미가 가깝다. 이날 라이브 배팅의 투수로 등판한 선수들은 코너워크가 된 공으로 변화구를 구사하며 실전과 같이 던졌고 타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투수들의 공을 공략했다.

사도스키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타자들 가운데는 조성환, 홍성흔, 강민호 등 롯데 타선의 중심 타자들이 차례로 배팅 케이지에 들어갔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사도스키는 체중을 10kg 증량해 나타나 주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사도스키는 체중을 불린 보람이 있는지 2월 치고는 빠른 공과 묵직한 볼 끝을 보여줬고, 불펜 포수는 연신 '나이스, 나이스'를 외쳤다.
사도스키의 공을 상대한 타자들 역시 놀란 표정이었다. 특히 강민호는 헛스윙 두 개를 하고 타석에서 물러난 뒤 "마구야 마구, 공이 이상하게 휘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난해까지 사도스키는 투심 패스트볼, 싱킹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했는데 주전 포수로 호흡을 맞췄던 강민호가 무슨 공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다.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홍성흔이 "작년까지 너가 받았던 공인데 그걸 모르냐"며 타석에 들어섰고, 힘차게 스윙을 했으나 사도스키의 몸 쪽 공에 막히며 배트가 부러지고 말았다. 타석에서 나온 홍성흔 역시 "공 끝이 이상하게 휜다"며 사도스키의 구위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피칭을 지켜보던 코칭스태프는 "2월 달 공이 아니다. 140km는 족히 넘는다"며 만족스런 모습이었다.
이날 사도스키의 공을 받았던 최천만 불펜 포수에 확인해 본 결과 강민호가 '마구'라고 주장했던 공은 바로 컷 패스트볼(커터) 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의 주력 구종이기도 한 커터는 수 많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부러트린 위력적인 공이다. 쉽게 말해 직구보다 조금 느린 구속에 슬라이더와 비슷한 궤적을 가진 공인 커터는 우완투수가 장착하면 좌타자를 쉽게 상대할 수 있다.
올해로 한국 생활 3년 차를 맞은 사도스키의 어깨는 무겁다. 2년 연속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은 철저한 준비로 4월 개막에 몸 상태를 맞추고 있다. 사도스키의 활약에 따라 롯데의 팀 성적이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도스키의 부쩍 달라진 모습에 롯데가 반색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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