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아섭, "벌써부터 몸이 근질근질"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2.24 15: 06

"오랜만에 유니폼을 입는 것 같네".
24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롯데 외야수 손아섭(24)은 쑥쓰러운 표정을 지은 뒤 이렇게 말했다. 전훈 캠프 도중에 오른쪽 새끼발가락 통증을 호소하며 조기 귀국한 뒤 봉와직염 수술을 받은 손아섭은 "이제 걸을 만하다. 오늘도 가벼운 캐치볼과 사이클 머신을 탔다"며 "염증이다보니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될 우려가 높다"고 했다.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모든게 내 탓이다". 손아섭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는 "발가락이 조금 까졌다고 차마 쉰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미련하게 참고 또 참았는데 일이 커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완쾌를 위해 꾸준한 관리는 필수. 손아섭은 "약은 계속 복용하고 있다. 염증이니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라고 했다. 위기 뒤 기회라고 했던가. 그동안 어깨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사실 발가락보다 어깨가 더 걱정이었다. 발가락을 다친 뒤 어깨 보강 훈련을 열심히 한 덕분에 상당히 호전됐다. 좋아진게 느껴진다".

겨우내 바람 잘 날 없었던 손아섭은 "시간이 지난 뒤 지금의 아픔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왕 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게 좋잖아. 사실 많이 힘들었지만 프로 선수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확실한 기준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로 선수로서 겨울철 훈련 방법 뿐만 아니라 야구 외적인 부분까지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지난해 겨울에는 시간이 많았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지난날의 아픔을 교훈삼아 올 시즌이 끝난 뒤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실히 깨닫게 된 건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전훈 캠프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머릿속에 그려놓았던 초기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손아섭은 "나는 운동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도 "마냥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만 하면 뒷걸음칠 수 밖에 없다. 나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면 경기할때 더욱 집중하는 수 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방망이를 잡고 싶지만은 그럴 순 없다. 손아섭은 "나는 많은 훈련을 소화하면서 감각을 찾는 편이다. 훈련을 많이 해야 마음이 편하다"면서 "몸만 좋아지면 그동안 못했던 운동의 몇 배를 하고 싶다. 훈련량이 부족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말을 듣기 싫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손아섭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지켜야 할게 참 많다"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게 제일 중요하다. 나는 해마다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주전 확보가 최우선이다. 그리고 작년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그저 유망주, 타격 재능이 있는 타자를 넘어 자신만의 타격 자세가 정립돼 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작년의 아쉬움을 풀어야 하지 않겠나. 개인적으로는 2년 연속 골든 글러브도 타야 하고. 그러고 보니 참 할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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