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빼고 타이밍에 주력하고 있다".
KIA 주포 김상현(32)이 오키나와 실전에서 이틀연속 홈런포를 날리며 시동을 걸었다. 2009년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지만 2년 연속 부진했다. 스스로 재기의 해로 만들겠다는 의욕이 남다르다. 실제로 희망의 실마리를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김상현은 24일 SK와의 연습경기에서 5번 1루수로 출전해 4회 중월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다. 전날 홈런 요코하마전 투런포에 이어 이틀연속 아치를 그렸다. 주목할 점은 욕심 부리지 않고 가볍게 맞춘 타구가 홈런이었다는 것이다.

경기후 김상현은 모처럼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했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김상현에게는 기분 좋은 장면이었다. 그는 "캠프내내 밸런스와 타이밍 맞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빠른 투수와 느린 투수를 상대로 타격 타이밍을 잡으면 좋은 타구가 나온다. 작년에는 욕심을 부렸고 안맞으면 힘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상현은 애리조나 정확성 위주의 타격을 해왔다. 이순철 수석코치가 해설위원 시절 눈여겨 본 약점을 김상현을 붙잡고 주문한 내용이다. 김상현은 "얼마나 저에게 말씀을 하고 싶으셨는지 타석에서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몇번씩 당부하셨다. 나도 정확하게 밀어치기를 하다보니 맞추는 방법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상현은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한 2009년의 위용을 되찾을 것인가. KIA 팬들이라면 이승엽 김태균 등과 함께 홈런왕 경쟁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홈런왕 욕심은 없다. 이승엽 선배와 김태균이 있는데 쉽지는 않다. 나는 그저 하나씩 하나씩 안타를 치고 싶다. 그러다보면 중심에 맞는 타구가 나올 것이고 담장을 넘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대신 김상현은 "일단 부상없이 내 몸관리를 잘하고 풀타임으로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팀 컬러에 맞춰 팀 플레이에 주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강해졌고 한 번 해보자는쪽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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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이 24일 SK와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류를 하고 있다.